"낙태 합법화 없다"는 보우소나루 우회 비판
"끔찍하다" vs "보수 진영의 반발이 성공했다는 증거"
브라질에서 여성의 성기를 묘사하는 초 거대 미술작품이 등장해 브라질 국내에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낙태 합법화를 반대하고 예술 지원을 거부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에 대한 항의 메시지로 해석돼 극우 진영의 격렬한 비난이 쏟아진 반면, 이를 옹호하는 주장도 브라질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조각은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의 우시나지아르티 조각 공원에 설치된 줄리아나 노타리의 '디바'다. 공원 한 언덕을 파내고 그 위에 음문 모양의 조각을 설치한 형태로, 크기는 33m에 이른다. 전통적인 조각 작품 사이에서 흔한 '남근상'을 뒤집은 변주라고 할 수 있다.
노타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디바'를 통해 나는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과 대비되는) 남성 중심, (자연과 대비되는) 인간 중심의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타리의 예상대로 이 페이스북에는 보우소나루를 적극 지지하는 일명 '보우소나리언'들이 몰려들어 악성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눈이 썩는다" "끔찍하다" "좌파 프로파간다" 등의 주장이 이어졌다.
반면 보우소나루 정부와 감정이 좋지 않은 브라질의 예술가들은 "보수적인 사람들의 반발이 이 작품이 성공했다는 증거"라고 칭찬했다.
작품 공개 소식을 접한 브라질 외부에서도 호평이 나오고 있다. 영국 런던의 '버자이너 뮤지엄'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노타리의 조각품 디바를 애호하고, 그가 극우 진영으로부터 받은 증오만큼 연대와 사랑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문화 예술계와 관계가 좋지 않다. 그는 집권 초부터 자신의 정치에 반대한 작가들을 '관심을 끌어 공공의 자본을 빨아들이는 악덕 집단'으로 묘사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여러 유명 예술가들이 숨졌지만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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