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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개혁 아이콘’서 당국 눈치 보는 ‘은둔자’로… 마윈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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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개혁 아이콘’서 당국 눈치 보는 ‘은둔자’로… 마윈은 어디에

입력
2021.01.06 13:30
수정
2021.01.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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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쓴소리' 후 두 달 넘게 종적 감춰
공산당의 경고가 현실로...신변이상설
"정치적 민감 시기, 주목 피하려는 것"
자중에 무게...中 CEO 처벌 사례 주목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지난해 10월 말 이후 두 달 넘게 행방이 묘연하다. AFP 연합뉴스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지난해 10월 말 이후 두 달 넘게 행방이 묘연하다. AFP 연합뉴스


“마윈의 시대는 없다. 오직 시대 속에 마윈이 존재할 뿐이다. 엄청난 잠재력으로 기회를 잡은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일론 머스크일지라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2019년 9월 14일 사설

마윈(馬雲)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섬뜩한 경고가 현실이 됐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두 달 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발전과 개혁의 아이콘으로 젊은이들이 선망하던 유능한 사업가의 행방이 묘연하다. 실종설, 신변 이상설이 나돌 정도다. 그토록 활발하게 대중과 소통하던 마윈은 어디에서 움츠리고 있는 것일까.

2017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발언하는 마윈. 로이터 연합뉴스

2017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발언하는 마윈.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은 2018년 12월 개혁개방 40주년 유공자를 표창하면서 마윈을 선두에 세웠다. 시상식 한달 전에는 “마윈이 공산당원”이라고 선제적으로 공개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공산당-개혁-경제발전’의 연결고리를 인민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2019년 9월 10일 마윈은 20년 전 창업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에 맞춰 마윈에게 경고장을 보낸 것은 그의 사임 이유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마윈이 2017년 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뉴욕 트럼프타워 로비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마윈이 2017년 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뉴욕 트럼프타워 로비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마윈은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혁신을 주저하는 중국 당국에 대해 “전당포 마인드”라고 일갈했다. 이후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그룹은 상장이 연기됐고 임원진이 두 차례 당국에 불려가 그룹이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데이터 독점을 규제하기 위해 앤트그룹이 확보한 방대한 규모의 고객 신용정보를 넘겨받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의 전자결제앱 알리페이 이용자는 10억명이 넘는다.

앤트그룹의 수난과 함께 당국은 마윈의 존재감도 지우려 하고 있다. 방송 출연과 연설 등 외부활동이 중단됐고 알리바바 웹사이트에서 사진이 삭제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석 달 가까이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신변을 둘러싼 억측이 끊이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다만 마윈이 자중하고 있다는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방송은 “마윈은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한 항저우에 있다”며 “실종이 아니라 대중의 시선을 끌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전문가 견해를 인용, “앤트그룹의 규모나 금융 규제에 대한 민감성에 비춰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매우 복잡한 정치적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고 싶은 건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마윈의 처벌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침없는 사업확장이나 정부 비판으로 몰락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황태자’로 불리던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설립자는 2018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받았고, 부동산 재벌 런즈창(任志强)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응 관련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광대’라고 표현했다가 실종된 뒤 9월 부패 등의 혐의로 역시 징역 18년이 선고됐다. 블룸버그는 “마윈을 상대로 지난달 초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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