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 미국 생산 줄고 중국 수요 급증
"서민 식품 두부, 템페도 못 먹나" 분노
인도네시아 대두 가격이 폭등했다. 두부 공장은 파업했고, 이슬람단체는 분노했고, 서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인도네시아 전체가 빈자들의 영양식마저 앗아간 현실에 뿔났다.
6일 쿰파란 등에 따르면 대두 가격은 3개월 전 ㎏당 가격이 6,000~7,000루피아(500원 안팎)에서 현재 9,300루피아(725원)로 급등했다. 최대 생산국인 미국에서 대두 생산이 줄어든데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대두를 싹쓸이하고 있어서다. 인도네시아 무역부는 "국내 대두 수급이 국제 시장 가격 폭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라며 "일단 미국의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올랐고, 중국의 수요가 최근 급증하면서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대두 수입이 많은 나라다.
두부 등 대두로 제품을 만드는 일부 업체는 연초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특히 대두를 바나나 잎에 싸서 발효시킨 다음 그대로 튀기거나 밀가루를 묻혀서 튀기는 인도네시아 전통음식 '템페(실제 발음은 뗌뻬)'가 타격을 입었다. 템페는 쌀밥에 김치, 짜장면에 단무지 같은 인도네시아의 값싼 기본 반찬으로 가난한 서민들의 영양식이라 불린다. 템페 장인들도 속속 생산 중단에 나섰다. 일부 업체는 두부와 템페 가격을 올리거나 작게 잘라 파는 실정이다.
이슬람단체 무하마디야는 "두부와 템페는 서민들의 상징인데 어떻게 폭등할 때까지 놔둔 건가"라고 분노했다. 이어 "정부가 신속히 문제를 해결해 영세업체와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달라"라며 "대두 사재기 등으로 폭리를 취하는 업자가 있다면 반드시 법정에 세우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전염병 사태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 이제 템페도 못 먹느냐"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샤룰 야신 림포 농업부 장관은 "국내 대두 생산을 늘리기 위해 개발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두를 심고 수확하는데 적어도 100일이 걸리는데 현재 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두 번의 재배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두 폭등 사태가 반 년 넘게 지속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나서자 자카르타 소재 두부 공장들은 3일간의 파업을 풀고 다시 생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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