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투여한 20대 남성이 정부세종청사에 침입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정부청사 침입 사건은 이번이 세번째로 청사 보안에 경고등이 켜졌다.
5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지난 1일 복지부 세종청사 건물을 무단 침입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50분쯤 2m 높이의 울타리를 넘은 뒤 지하주차장을 통해 보건복지부 건물에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하주차장 계단을 통해 복지부로 들어온 그는 권덕철 장관 집무실을 지나치는 등 3시간 가량 청사 내부를 활보하다가 새벽 3시10분쯤 빠져 나왔다. 청사경비대가 상주하는 청사 1층, 부처 야근자가 머무는 지상 1·2층과 달리 지하주차장엔 관리 인력이 없어 A씨는 별다른 제지 없이 복지부 내부로 들어올 수 있었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5시53분쯤 보건복지부 정문 옆 인도로 재차 침투를 시도하다가 청원경찰에게 제지를 당했다. 당시 경찰은 단순침입이라고 판단해 A씨를 훈방 조치했으나, 청사관리본부는 전날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는 과정에서 A씨가 새벽에 무단 침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고 A씨는 당일 저녁 서울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그가 마약을 투여한 사실을 확인했다.
행안부 청사보안기획과 관계자는 “문서유출 등 피해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종경찰서는 A씨가 복지부 건물에 무단 침입한 이유에 대해 조사 중이다.
‘가급’ 국가보안시설인 정부청사의 보안이 뚫린 건 2010년 이후 세 번째다. 2012년 정부서울청사 18층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지른 후 화분으로 창문을 깨뜨려 투신 사망했고, 2016년에는 공무원 시험 응시생인 20대 남성이 훔친 공무원 신분증으로 두 차례 서울청사에 침입해 자신의 필기시험 성적을 조작한 일도 있었다.
행안부는 그 때마다 청사출입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정부청사 보안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행안부는 “무단침입 경로를 긴급점검하고, 계단 틈새의 사각지대 등 보안 취약시설에 대한 보강조치를 했다”며 “청사보안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대책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종합적인 개선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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