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부터 필리핀 오지에서 교육, 의료 봉사 펼쳐
부산사람 이태석 기념사업회는 제10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간호사 노정희(55)씨를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노씨는 필리핀 세부섬 다나오에서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주민 건강을 돌보며 무료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노씨는 고등학교 때 간호사가 돼 의료 선교를 하면 어떻겠냐는 주위의 권유를 받았다. 그는 부산에 있는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연로한 어머니를 홀로 두고 건너간 필리핀에서 1992년부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 활동 초기 현지 의료인들과 지역 순회 진료를 다니던 중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필리핀 아이들을 만났고, 동료 선교사의 유치원을 이어 받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호산나 학교는 유치원 2년과 초중고 12년제 학교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만 5,000여명에 이른다. 학교에 마련한 양호실은 학생과 주민을 위한 무료 진료실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지역 봉쇄가 9개월째 계속되면서 학교가 어려워지자 자신의 거처를 아예 학교로 옮겼다. 집세를 아껴 교사와 직원 급여로 쓰기 위해서였다.
의사인 배우자와 함께 진료를 받기 어려운 섬과 오지 마을을 찾거나 한국에서 파견된 봉사단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의료봉사 활동도 펼치고 있다.
노씨는 “수상 소식에 눈물이 났다. 상을 받기엔 부족한 사람이라 사양하고 싶었다”면서 “이태석 신부님을 기리며 그 사랑을 전하고 있는 분들을 통해 이 귀한 상을 받는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의료계에 종사하는 졸업생들과 함께 의료봉사를 준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태석 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헌신적 봉사활동을 펼치다가 숨진 부산 출신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2012년부터 해외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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