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에 남았던 선원 4명 오리무중
먼바다에 가라앉았을 가능성
해경 “이번 주 고비 최선 다할 것”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제주항 앞바다에서 어선 32명민호(39톤)가 침몰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실종 선원 4명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고 당시 선원들이 바다에 휩쓸렸다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더라도 시신은 물 위로 떠오를 텐데, 바다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선원은 한 명도 없다. 지금까지 발견된 선원 시신은 모두 명민호가 충돌한 제주항 서방파제 주변 해상이었다.
실종된 선원들은 어디에 있을까. 실종자 수색작업 중인 제주해양경찰청은 실종 선원들이 먼바다로 떠내려간 뒤 숨진 상태로 해저에 가라앉아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32명민호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제주항 방파제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선원들이 선체 밖으로 빠져나갔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 경우 겨울날씨로 인해 먼바다가 저수온을 유지하면서 시신의 부패가 느리게 진행돼 시신이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고 있을 수 있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초기 먼바다로 휩쓸려 떠내려간 선원들의 시신이 가라앉은 뒤 심해 저수온으로 부패가 더디게 진행돼 아직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신이 부패 정도에 따라 여름에는 3∼4일, 겨울에는 7∼8일 후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 실종 선원들이 조만간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경이 서방파제를 중심으로 먼바다까지 표류예측시스템을 이용해 해상 수색구역을 매일 넓혀가고, 함정과 선박, 항공기, 드론 등을 동원해 해상과 항공 수색을 동시에 진행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시신들이 조류에 휩쓸려 먼바다로 떠내려갔다가 제주 해안으로 다시 떠밀려 오거나, 서방파제 주변 해저에 가라앉아 있을 수도 있다. 방파제에 충돌한 직후 선박이 침몰한 터라, 인근 해안 쪽으로 떠밀려갔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실제 해경은 민·관·군 900여명을 동원해 약 55㎞에 이르는 해안에 대한 육상수색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실종 선원에 대한 수중 수색작업이 여의치 않아 실종자 가족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해경과 해군이 잠수요원 90여명을 동원해 방파제 주변을 중심으로 수중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잠수 시간도 1회 최대 50분에 불과한 데다 조류까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해경은 5일 오후 방파제 주변 해역에서 수중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와류(소용돌이)가 발생하면서 해저 시야 확보도 힘들어져 수색을 중단하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방파제 주변 수중 등을 중심으로 잠수요원을 비롯해 소형 무인잠수함, 수중드론을 투입해 집중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실종 선원들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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