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투약 보조·무면허 의료' 간호조무사도 실형
"의료계 종사자로서 오남용 피해 알면서도 범행"
프로포폴. 연합뉴스
재벌과 연예계 인사 등에게 향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 김모씨에게 징역 3년을, 간호조무사 신모씨에게 징역 1년 8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공동으로 추징금 1억7,000여만원 납부 명령도 내렸다.
김씨는 2017년 9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피부미용 시술을 빙자, 본인과 고객들을 상대로 프로포폴을 총 451회가량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고,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환자의 이름을 바꿔 거짓 보고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간호조무사 신씨는 김씨 지시에 따라, 윤곽주사 시술을 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프로포폴이 필로폰 등에 비해 오남용 가능성이나 중독 우려가 적지만, 김씨 등은 의료계 종사자로서 오남용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었다”며 “추후 문제될 것을 염려해 진료기록부를 고의로 폐기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를 회유하려 하거나 증거물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김씨에 대해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한다’는 진술과는 달리, 관련자 대부분을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했다”며 “자백했다는 것을 양형에 유리한 참작 사유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씨에 대해선 “초범이고 범행을 인정하고 있지만, 병원 전반에 관한 사항을 담당하며 김씨의 프로포폴 투약을 전적으로 도운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의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103회가량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는 현재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심에서는 징역 8월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됐다. 유명 의류디자이너 이모씨, 연예기획사 대표 김모씨도 같은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각각 195회, 95회에 걸쳐 상습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불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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