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집콕 생활이 늘고 운동량이 줄면서 비만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불리는 비만은 다양한 대사 합병증을 일으키고, 생명까지 위협한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특히 고도 비만은 운동ㆍ식이요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 비만 대사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년 8~10% 증가하는 고도 비만
2016~2018년 일반건강검진 대상자 검진 결과, 우리나라의 고도 비만율은 5.1%에서 6.1%로 20% 가까이 증가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 비만 환자가 5%가량 늘어난 것에 비하면 빠른 속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30대 젊은이를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는 우리나라 고도 비만 인구가 2030년에는 2배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비만은 자체 문제라기보다 다른 병 원인이 되는 것이 문제다. 우선 혈액에 지방과 당이 많아 제2형 당뇨병부터 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ㆍ지방간ㆍ혈관 질환ㆍ심장 질환에 취약하다. 과도한 체중으로 관절에 무리가 가며 관절염도 걸리기 쉽다.
또한 콜레스테롤이 쌓여 담석증, 지방 세포가 염증을 유발하며 각종 암에 노출될 수 있다. 이 밖에 허혈성 천식ㆍ수면무호흡증ㆍ위식도역류 질환ㆍ불임ㆍ우울증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정상인보다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도 20%가량 높아진다.
◇BMI 35 이상 고도 비만이면 운동보다 치료를
고도 비만 환자이거나 대사 질환을 동반한 비만 환자는 무조건 굶거나,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독이 되므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비만대사 수술이다. 최성일 교수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은 1991년 고도 비만을 치료하는 데에는 비만대사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며 “최근 10년간 여러 연구 결과에서 비만대사 수술은 약물 등 비수술적 치료보다 체중 감량과 지속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등 합병증 치유와 삶의 질 개선에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비만대사 수술은 ‘위소매 절제술’과 ‘루와이 위우회술’이 많이 시행된다. 수술법은 환자의 건강 상태와 식사습관, 동반 질환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 뒤 개인에 따라 맞춤식 수술을 해야 평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위소매 절제술은 소매처럼 늘어나는 위 부위를 잘라내 식사량을 제한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위 축소뿐만 아니라 식탐 호르몬(Ghrelin)을 분비하는 위 상부가 없어져 식욕 감퇴ㆍ조기 포만감이 생겨 몸무게가 감소한다. 수술법이 간단하고 합병증이 적으며, 체중 감량이 안 되면 다른 수술로 바꿀 수 있다. 또한 이물질도 넣지 않고 소화기관이 해학적으로 바뀌지 않아 위암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의 내시경 검사를 어렵게 하는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루와이 위우회술은 위 상부를 잘라 종이컵 크기 정도로 줄여 영양소 흡수가 가장 활발한 십이지장과 빈창자를 건너뛰고 소장으로 우회시켜 음식 섭취와 흡수를 같이 줄인다. 음식물이 곧바로 소장으로 가면서 평소 분비되던 장 호르몬(GLP-1 호르몬)이 급격히 혈액 속에 방출돼 혈당이 낮아지고 식욕도 억제돼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치료에 아주 유용하다. 수술 후 섭취 제한과 흡수 제한으로 표준 몸무게를 넘는 과체중의 65~80% 정도 줄일 수 있다. 장기 유효성이 증명돼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며 미국에서는 표준수술법으로 자리 잡았다.
◇수술 후에도 저지방ㆍ고단백 음식 꾸준히 섭취해야
비만대사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에도 의사와 꾸준한 상담 및 식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후 초기에는 수술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유동식ㆍ연식 등이 제공된다. 물 같은 완전 유동식부터 시작해 퓨레 형식ㆍ연한 연식 순으로 진행된다. 연한 연식이라도 잘 씹은 뒤 삼켜야 하고, 조리하지 않은 채소, 고기, 거친 질감의 음식은 삼가야 한다. 이런 음식을 먹는 데 문제가 없으면 일반적인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최성일 교수는 “수술법에 따라 음식이 위를 통과하기 어려우면 섬유질 음식이나 끈적끈적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며 “수술 후 식사는 대부분 저열량ㆍ고단백ㆍ저탄수화물ㆍ저지방으로 구성되며,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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