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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트럼프… '솔레이마니 1주기' 미국ㆍ이란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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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트럼프… '솔레이마니 1주기' 미국ㆍ이란 '아슬아슬'

입력
2021.0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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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힘자랑에 이란, 보복 예고ㆍ핵 위협 '맞불'
전문가 "트럼프, 이란과 전쟁 시작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조지아호(USS Georgiaㆍ왼쪽)와 순양함 포트 로열호(USS Port Royal)가 페르시아만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은 당일 조지아호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미 해군 제공

지난달 21일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조지아호(USS Georgiaㆍ왼쪽)와 순양함 포트 로열호(USS Port Royal)가 페르시아만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은 당일 조지아호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미 해군 제공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의 1주기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핵무기들을 동원한 미국의 힘자랑에 이란이 보복 다짐과 핵 개발 위협으로 ‘맞불’을 놓으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퇴임 직전이라고 군사 행동을 자제할 인물이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 CNN방송은 1일(현지시간) 미 국방 소식통을 인용, 이란이 걸프 해역에서 최근 이틀간 해군력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수준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투함 배치를 늘리고 경계 태세를 격상했으리라는 게 방송의 추측이다. 더불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이라크로 속속 배치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먼저 행동에 나선 건 미국이다. 지난달 21일 이란 앞바다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는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조지아호(USS Georgia)의 사진을 공개했다. 작전 중인 핵잠수함의 위치를 미국이 공개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이어 30일에도 전략핵폭격기 B-52를 본토에서 걸프 해역으로 출격시켰다. 무력 시위로 이란을 압박한 것이다.

이는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던 솔레이마니 장군의 기일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버금가는 권력자로 평가되던 그는 지난해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무장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고, 이란은 경악했다. 1주기는 보복 행동을 하기 좋은 때다.

실제 이란 동향은 방어적 군사 움직임뿐 아니다. 이란 국영 통신 IRNA에 따르면 솔레이마니의 뒤를 이어 쿠드스군 사령관에 오른 에스마일 가니 장군은 이날 “적(미국)의 집 안에서 그들의 범죄에 복수할 누군가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란은 늘 미국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핵 개발을 재개하겠다는 의향도 짐짓 드러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낸 성명을 통해 “이란이 최근 의회를 통과한 법률에 따라 원자력청이 최대 20% 농도의 저농축 우라늄(LEU)을 포르도 농축시설에서 생산하겠다는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보고 시점을 지난달 31일로 추정했다.

20%는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설정된 농축 한도(3.67%)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러시아, 중국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맺은 JCPOA는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반대급부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 옆에 '미친 짓 그만'이라는 문구를 크게 적은 뉴욕포스트 표지.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 옆에 '미친 짓 그만'이라는 문구를 크게 적은 뉴욕포스트 표지.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자극적 행동들을 공격의 빌미로 삼을 가능성이다. 아랍 언론 다르 알-하야트는 지난달 31일 미국 소식통이 언급을 인용,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퇴임 전에 이란 핵시설을 폭격해 달라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불허 인물이다. 국제 안보 문제 전문가인 톰 니컬러스는 최근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에 기고한 ‘트럼프가 여전히 막판에 이란과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 제하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군사 작전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부담을 지울 수 있는 상황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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