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때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컥컥” 소리를 내면서 잠깐씩 숨을 쉬지 못하는 수면무호흡증이 탈모와 동맥경화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남성은 탈모 위험이 7배, 동맥경화 위험도 2배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신철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교수팀은 46~76세 남성 932명 중 탈모증으로 진단된 환자 224명과 그렇지 않은 708명의 수면무호흡과 가족력 등을 비교ㆍ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탈모 가족력만 있는 남성은 일반인보다 탈모 위험이 4배 정도였으나, 탈모 가족력에 수면무호흡증까지 앓으면 탈모 위험이 7배까지 높아졌다.
수면무호흡은 수면 중 호흡 정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로 인해 신체에 산소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대개 심한 코골이를 동반한다. 야간 수면의 질이 떨어지므로 주간 졸림증 등을 호소할 때가 많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 또는 남성 탈모증을 가진 사람은 철분의 이동을 담당하는 혈청 트랜스페린 포화도가 정상군에 비교해 낮은 것으로 확인했다.
즉, 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지속적이고 만성적인 저산소증이 모낭 세포의 정상적 분열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 공급을 방해해 탈모를 촉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신철 교수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무호흡 증상은 모낭 세포에 직접 필요한 산소공급뿐만 아니라 철분을 비롯한 영양 공급에도 영향을 미쳐 탈모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수면무호흡이 의심되면 무호흡증을 개선해야 탈모를 비롯한 복합적인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가 성인 2,157명을 대상으로 수면 행태를 조사한 결과,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는 정상인보다 상행 흉부대동맥이 석회화될 위험이 1.6배 높았다.
특히 심장 외막 지방이 많은 중등도 이상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흉부대동맥 석회화 위험이 2.1배까지 증가했다. 수면 중 무호흡 또는 저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15회 미만이면 수면무호흡 경증, 15회 이상 30회 미만이면 중등증, 30회 이상이면 중증이다.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그냥 넘길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뜻이다.
신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6%는 코를 골지 않기에 코골이가 없다고 무호흡증도 없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대개 양압기로 치료한다. 호흡기처럼 양압기를 코에 끼어 자는 동안 일정 압력으로 공기를 폐에 밀어 넣어 준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월 1만5,000~2만원 수준으로 양압기를 빌려 사용할 수 있는데, 15만명 이상이 이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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