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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럽인"… 프랑스 시민 되겠다는 영국 총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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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럽인"… 프랑스 시민 되겠다는 영국 총리 아버지

입력
2020.12.31 21:22
수정
2021.01.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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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EU 별거 당일 신청 사실 '깜짝 공개'
2016년 브렉시트 투표서 잔류에 투표

2019년 9월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에서 목격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아버지 스탠리 존슨.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2019년 9월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에서 목격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아버지 스탠리 존슨.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나는 늘 유럽인일 것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별거하는 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부친이 프랑스 시민권 신청 사실을 깜짝 공개하며 한 말이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 아버지인 스탠리 존슨은 이날 프랑스 RTL라디오 인터뷰에서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80세인 그는 RTL에 프랑스어로 “내가 정확히 이해한 게 맞는다면 나는 프랑스인”이라며 “어머니가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프랑스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시민권 취득은) 내가 이미 가진 것을 되찾는 것”이라며 “그것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실히 나는 언제나 유럽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누구도 영국인에게 ‘당신은 유럽인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다. EU와의 유대 관계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탠리 존슨은 자유분방한 인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인데도 정부 지침을 위반하고 해외 여행을 가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그는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때도 브렉시트를 주도한 아들과 달리 EU 잔류에 투표했다.

당시 EU 탈퇴 진영을 이끌던 존슨 총리는 총리 취임 뒤 올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그러나 별거 합의 뒤에도 사실상 동거는 근 1년 계속됐다.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설정된 이 ‘전환 기간’ 동안에는 모든 게 브렉시트 이전 상태와 똑같았다. 영국은 여전히 EU 단일 시장과 관세 동맹에 소속돼 EU 회원국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았다.

이날은 그 전환 기간마저 끝나는 날이다. 밤 11시(그리니치 표준시ㆍGMT)가 되면 영국과 EU는 남남이 된다. 1973년 EU 전신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뒤 이어져 온 47년간의 동거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이다.

평소 지나치게 관료적인 EU를 벗어나 완전한 주권 국가가 될 때 영국이 더 번창할 거라고 말해 온 존슨 총리도 막상 전날 하원이 EU와의 미래관계 합의안을 승인하자 “이것은 유럽 국가로서 영국의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많은 면에서 유럽 시민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도 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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