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신년사에서 출사표 '사이후이' 인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한 맞춤형 피해지원대책 발표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몸을 낮춰 온 힘을 다 하겠다. 죽은 뒤에야 멈추겠다.(국궁진력 사이후이ㆍ鞠躬盡力 死而後已)”
중국의 고전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북벌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후출사표'를 쓴다. 출사표 마지막에 언급한 ‘죽은 뒤에야 멈추겠다’는 구절은 제갈량의 비장함을 상징하는 말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경제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년사에 ‘사이후이’를 언급하면서 비장함을 더했다. 내년 경제 회복만 바라보고 달리겠다는 경제팀의 의지와, 올해 ‘사직서 논란’으로 상징되는 어려움을 딛고 내년 경제팀을 잘 이끌겠다는 홍 부총리의 의지가 함께 담겨 있다.
홍 부총리는 31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대국민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가 세찬 맞바람을 뚫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죽은 뒤에나 멈춘다’는 사이후이의 출사표를 던지는 심정으로 진력하겠다”고 썼다. 그는 “무엇보다 정부가 솔선하겠다”며 “정책 의지에 믿음을 보내고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로 가족을 잃은 분, 매출 감소로 힘든 자영업자, 수출길 막혀 막막했던 기업, 일자리를 놓을 수 밖에 없었던 실직자, 원격수업을 받아야 했던 학생들까지 힘들었다”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은 국민들을 하나하나 언급했다. 이어 “그 어려운 고비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면서 “국민들께서 힘듦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일어서려 했고, 정부도 지원군이 되고자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내년 경제팀 목표로 △위기극복 △경기반등 △미래대비 △리스크 관리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위기극복은 취약계층을 위한 민생대책, 경기반등은 내년 3.2% 성장, 일자리 15만개 창출을 위한 경제정책, 미래대비는 한국판 뉴딜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한 리스크 관리는 코로나19를 핑계로 방치된 경제적 위험 요인을 잘 살피겠다는 의미다. 홍 부총리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지도 2021년 경제 트렌드를 뽑으며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며 “우리도 부동산, 가계부채, 통상이슈, 인구문제 등에 대한 관리를 보다 세심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새해 인사말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띠,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 모든 가정에 행운과 화평이 넘치시길 기원드립니다.
뉴욕 월가와 여의도 증권가를 가면 ‘역동적인 황소상’이 있는데 황소가 뿔을 위로 치켜든 모습이 주식의 상승장을 상징한다 하여 설치했다 합니다. 그래서 영어로 “Bull market“이라는 말이 곧 상승, 회복, 호황, 반등을 의미한다고 하니 올 한 해 국민 한 분 한 분의 가계와 기업, 그리고 국가경제가 이런 회복과 반등을 맞는 그러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되돌아보면 지난 해는 코로나 판데믹으로 국민 모두가 참으로 힘든 인고의 시간을 겪었습니다. 코로나로 가족을 잃은 분들도 계셨고, 매출감소로 힘든 자영업자, 수출길 막혀 막막했던 기업, 일자리를 놓을 수밖에 없었던 실직자, 그리고 학교 아닌 집에서 원격수업을 받아야 했던 학생들까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고비계곡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먼저 국민들께서 힘듦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일어서려 했고, 정부도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지원군이 되고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선진국에 비해 나름 선방하며 어떡해서든지 경기회복과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자 분투하며 신축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지난 12월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 경제의 회복과 반등, 도약을 꼭 이루겠다고 다짐드렸습니다. 이러한 약속이 이루어지려면 ‘종잇장도 네 귀를 들어야 바르다’는 말처럼 무엇보다 개인, 기업, 정부 모두가 힘을 합하고 글로벌 경제도 그 한 귀퉁이를 잡아주어야 합니다.
먼저 정부는, 경제팀은, 기재부는 금년 다음 4가지에 천착하겠습니다.
첫째, 무엇보다 코로나19 “위기극복”입니다.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방역지원과 피해극복을 위해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특히 지난 연말 발표한 3차 확산에 따른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을 신속히 집행하고 이와 함께 정부가 늘 어려운 계층,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둘째, 빠르고 강한 “경기반등”입니다. 금년 V자 회복을 통해 성장률 3.2%, 15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더 뛰겠습니다. 공공-기업-민자의 110조원 투자 프로젝트를 적극 실행하고 온라인/비대면 수출지원 등을 통해 수출물꼬도 확실히 트겠습니다. 특히 고용기회가 위축된 청장년층을 위한 민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겠습니다.
셋째는 잠재성장경로를 높일 확실한 “미래대비”입니다. 지금의 코로나위기는 또 한편으로는 기회입니다. 장차 우리 경제, 미래 세대를 위해 먹거리, 성장동력, 구조변화와 관련하여 미리 발굴하고 준비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혁신성장 BIG3산업, 한국판 뉴딜, 친환경 그린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금년 예기치 않게 불거질 수 있는 “리스크 요인 관리”입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紙는 ‘2021년 10개 경제트렌드’를 뽑으며 코로나19로 그간 방치된 위험요인들이 금년 창궐할지 모른다며 “리스크 관리(a wake-up call for other risks)”를 그중 하나로 강조한 바 있습니다. 우리도 부동산, 가계부채, 통상이슈, 인구문제 등에 대한 관리를 보다 세심히 해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바람이 세게 불수록 연은 더 높이 난다’는 말처럼 올해 우리 경제가 세찬 맞바람을 뚫고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솔선하겠습니다. ‘죽은 뒤에나 멈춘다’는 사이후이(死而後已)의 새해 출사표 심정으로 진력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정부 정책의지에 믿음을 보내 주시고 힘과 지혜를 모아 주셨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신축년(辛丑年), 올 한 해 모든 분들의 가정, 기업, 사업장에 건강, 건승과 화평이 가득하기를 기원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1. 1. 1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남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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