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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전, 방역·의료체계 재점검할 때

입력
2021.01.01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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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요양시설 참사 허술한 방역
'국시 거부' 의대생 추가 기회 불가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 확진자들이 31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 확진자들이 31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새해를 맞았지만 신규 확진자 1,000명을 오르내리는 엄중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하고 실내 생활이 늘어나는 계절 요인까지 겹쳐 코로나를 극적으로 통제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시민 각자가 방역 수칙을 생활화하는 것이 더 이상의 감염을 막는 출발점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더불어 당국은 방역 대응 체계에 문제는 없는지 냉정히 짚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마땅하다.

최근 구치소, 요양병원 등 집단 수용시설의 감염자 폭증을 보면 그동안 방역 대책이 얼마나 기본이 안 됐는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코로나에 취약한 고위험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동부구치소는 최초 직원 확진자가 나온 뒤 보름 가까이 전수검사를 망설여 수용자의 4분의 1이 넘는 900여명 확진 사태를 불렀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애초 마스크조차 일괄 지급하지 않은 허술한 방역 의식이 놀라울 따름이다.

요양시설 감염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감염원 차단에 실패한 것부터 문제지만 감염 확산 뒤 대응은 참사 수준이다. 부천의 한 요양병원은 집단 격리된 지 20일 만에 확진자 160여명 중 40여명이 숨졌다. 감염환자 대응 능력이 한정된 요양시설을 집단 격리하는 바람에 오도가도 못하는 환자는 죽어야 병원을 나선다. 감염을 우려해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은 늘고 남은 인력마저 확진으로 환자를 돌보지 못하는데 충원은 원활하지 않으니 예정된 사태다.

요양병원 상황은 겨울 유행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분한 병상을 확보하지 않은 문제와 직결된다. 지금도 당국은 병상에 여유가 있다는데 옮겨 갈 병상을 찾으면 기다리라는 말만 돌아온다고 한숨 쉬는 의료진이 적지 않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 중 가장 잘못한 일"이 병상 확보라는 지적을 새겨 들어야 마땅하다. 의료진 확보도 절체절명의 과제다. 여론이 부정적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지난해 의사국가시험을 기피한 의대생들에게 정부가 31일 재응시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다가온 백신 접종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백신은 빠른 접종도 필요하지만 접종을 얼마나 빠른 시간에 완료하느냐도 중요하다. 초저온 상태에서 유통하는 일부 백신의 경우 보관 실수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준비 부족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면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 방역 대응 체계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하며 코로나 극복을 위해 심기일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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