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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어린이회관 전면 리모델링…2년 뒤 봄에 재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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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어린이회관 전면 리모델링…2년 뒤 봄에 재개관

입력
2020.12.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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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백만인?모금걷기 운동 사업... 80여억원 모금
1983년 개관이후 대구 대표 어린이 문화 시설 각광
20여년전 전시물 그대로... 시설 노후화 문제 제기돼
대구시, 22년 1월부터 2년 동안 리모델링 사업
총 사업비 345억원 투입... 23년 재개관 목표로

대구어린이회관 꿈누리관에 들어서면 어린이회관의 '마스코트' 안내로봇이 방문객을 맞는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어린이회관 꿈누리관에 들어서면 어린이회관의 '마스코트' 안내로봇이 방문객을 맞는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11시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이날 운영을 끝으로 장기 휴관에 들어가는 어린이회관에는 추운 날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방문객은 많지 않았다.

발열체크와 명부를 작성한 뒤 꿈누리관 내부로 들어가자 1997년 9월 5일 태어났다는 어린이회관의 마스코트 안내로봇이 기자를 반겼다. 내부 시설물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대구어린이회관 4층 박제전시실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어린이회관 4층 박제전시실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1층 체험형 거울 전시실을 비롯해 2층 에너지홍보관, 3층 과학탐구실, 유아오락실, 문화전시실, 어린이도서실, 소극장, 4층 전자사격장과 조개전시설, 박제전시실, 리모콘카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일부 시설들이 새롭게 보강됐지만 과거의 모습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31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을 방문한 정동진씨 가족이 2층 에너지홍보관에서 시설물을 체험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31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을 방문한 정동진씨 가족이 2층 에너지홍보관에서 시설물을 체험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31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을 방문한 한 가족이2층 에너지홍보관에서 시설물을 체험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31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을 방문한 한 가족이2층 에너지홍보관에서 시설물을 체험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한 부모와 아이들은 2층 에너지홍보관에 설치된 전시물을 함께 체험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신기한듯 주변을 둘러보기 바빴다. 이 곳에서 만난 정동진(38)씨는 "평소에도 아이와 함께 자주 오긴 하지만 오늘을 끝으로 휴관한다는 소식을 듣고 유치원도 쉬고 이 곳을 찾았다"며 "스스로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라 하루 빨리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어린이 위한 대표 문화체험시설로 각광

대구어린이회관은 1977년 '백만인 모금걷기 운동' 사업으로 채택돼 2년 동안 시민 성금을 모금했다. 이 때 모금된 80여억원 보태 1983년 개관했다. 개관 이후 대구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대표 문화체험시설로 각광 받았다.

과거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4층 전자사격장(왼쪽)과 리모콘카 체험장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과거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4층 전자사격장(왼쪽)과 리모콘카 체험장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과거 어린이 관련 시설이 많지 않았던 만큼 지역민들에게도 많은 추억이 담겨 있는 곳이다. 봄, 가을이면 초등학생들의 1순위 소풍 장소로 인기가 높았고, 매년 어린이날에는 대규모 축하행사로 인파를 이루기도 했다. 특히 4층 전자사격장과 리모콘카는 길게 줄을 서야 체험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시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꾀꼬리 극장에도 어린이 합창대회를 비롯해 연극 공연 등 각종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려 부모와 아이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어린이회관 활성화로 인근 지역 상권도 웃음꽃을 피웠다. 당시 주변에 위치해 있던 유명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와 치킨햄버거 가게에는 주말은 물론 평일 저녁에도 주차장이 만석에 이를 정도였다.


수 십년 전 전시물 그대로... 시설 노후화 지적도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꿈누리관 1층 거울 체험전시실 전경. 전시물은 20여년전 그대로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꿈누리관 1층 거울 체험전시실 전경. 전시물은 20여년전 그대로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이처럼 어린이회관은 많은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시설 노후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또 뒤떨어진 내부 콘텐츠와 이용자 만족도 저하가 계속되면서 리모델링을 통한 탈바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아졌다.

건립 당시 시설물과 전시물이 그대로 전시돼 있었던 데다 건물을 유지보수하는데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각종 휴대 전자기기 발달과 다른 지역에 색다른 체험 시설이 증가함과 동시에 현재 교육 과정과도 맞지 않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꿈누리관 1층 우주전시실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꿈누리관 1층 우주전시실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2006년에는 교통 체험을 할 수 있는 '대구어린이랜드'가 새로 개관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듯 했지만, 정작 어린이회관 방문객은 매해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최경환(32ㆍ수성구 범어동)씨는 “가끔 어린이회관을 가면 옛 전시물들이 그대로 전시돼 있어 과거 추억을 회상하기에는 좋았지만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었다”며 “초등학생 시절의 전시물이 20년 넘게 전시돼 있었던 것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어린이회관 내부 통로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어린이회관 내부 통로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전면 리모델링 사업, 2023년 재개관 목표로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전경. 31일 운영을 끝으로 2년간의 리모델링 작업에 돌입한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전경. 31일 운영을 끝으로 2년간의 리모델링 작업에 돌입한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30년 넘게 대구 지역 어린이들의 문화체험공간으로 역할을 해온 대구어린이회관은 31일을 끝으로 내년 1월부터 장기 휴관에 돌입한다. 대구시는 총 사업비 345억원을 투입해 어린이회관 꿈누리관과 꾀꼬리극장, 야외 공간 등을 전면 리모델링하고 기존 노후 설비와 시설물을 전면 교체한다. 또 실내외 편의시설을 확충해 이용자 편의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꿈누리관 전시공간은 체험 위주 콘텐츠로 새롭게 구성하고, 꾀꼬리 극장도 어린이 특성한 반영한 공연장으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주변 수목과 산책로가 있는 야외 공간에는 숲속 놀이터와 바닥 분수 등 체험형 놀이시설을 비롯해 광장 및 녹음 쉼터 등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는 현재 어린이회관 리모델링을 위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자문을 거쳐 건축 및 전시물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어린이회관 리모델링 설계자 선정 후 설계용역에 들어갔고, 6월엔 전시물 제작 설치업체도 선정했다.

새로운 어린이회관은 2023년 3월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관 전 어린이회관 이름도 시민 공모를 통해 새롭게 정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어린이와 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시설로 탈바꿈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어린이회관이 어린이를 위한 대표 문화시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어린이회관 리모델링 후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어린이회관 리모델링 후 조감도. 대구시 제공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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