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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서 가격검색 '눈치족' 없어질까… 패션업계, '온·오프' 결합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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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서 가격검색 '눈치족' 없어질까… 패션업계, '온·오프' 결합 도전

입력
2021.01.01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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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위기 내몰린 패션업계,
온·오프라인 결합한 'O4O'로 불황 뚫기
"그래도 옷은 직접 입어봐야" 체험가치 집중

LF몰 스토어 광주상무점 전경. 온라인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LF 제공

LF몰 스토어 광주상무점 전경. 온라인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LF 제공

#.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한 의류업체 온라인몰에서 운동화를 구매한 후 매장에서 픽업했다. 이미 결제한 후였지만,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고 상품을 수령했다. 김씨는 "온라인으로 구매했어도 실물이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매장에서 환불할 수 있어 큰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 직장인 박현미(31)씨는 늘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옷을 구매한다. 온라인몰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찍어둔 후 매장에서 실물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식이다. 박씨는 "아무리 온라인 구매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의류는 직접 보고 입어봐야 좋은 상품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옷을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는 '트라이슈머'를 겨냥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일명 'O4O(Online for Offline)' 사업이 패션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비대면 트렌드로 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들자 패션업계가 오프라인 기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 시장 축소…'변해야 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패션업계는 아직까지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는 체험가치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사업이 확산하는 이유다. 게티이미지뱅크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패션업계는 아직까지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는 체험가치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사업이 확산하는 이유다. 게티이미지뱅크

O4O는 온라인을 통해 구축한 고객의 데이터와 기술, 서비스 등을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에 적용해 매출을 높이는 전략이다. 온라인으로 고객을 확보한 후 오프라인 서비스를 중개하는 O2O(Online to Offline)에서 나아가, 보유한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쇼핑 환경과 편의성을 주는 데 집중한다.

이미 세계 온라인 퍼스트 기업들은 3~4년 전부터 오프라인의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2016년 12월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한 무인 편의점 '아마존고' 매장에 입장하면 종업원도 계산대도 없어 긴 줄을 설 필요가 없다. 쇼핑한 물건만 들고 나오면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동 결제되는 O4O 시스템이다.

오프라인 중심인 국내 패션업계도 생존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6.9%나 감소했다. 반면 10월 온라인쇼핑 패션 분야 거래액은 1년 전보다 10% 가량 늘었다.

"온라인 전용 상품,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세요"

한 소비자가 휴대폰으로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한 소비자가 휴대폰으로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지난해 10월부터 O4O 개념의 'LF몰 스토어'를 선보인 생활문화기업 LF는 장기적으로 모든 가두 매장을 LF몰 스토어로 전환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현재 20곳이 LF몰 스토어로 전환됐는데, 올해 모두 작년보다 100% 안팎 매출이 신장됐고, 20~30대 고객 비중이 크게 늘었다.

LF몰 스토어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매장에서 직접 체험해볼 수 있고,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상품 수령이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고객은 피팅 후 현장에서 무료로 반품과 교환, 기본 수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LF몰 관계자는 "오프라인의 가치와 온라인의 장점을 융합하고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은 전국 1만 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기존에 따로 운영하던 온·오프라인 고객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고객의 취향이 적용된 오프라인 매장을 추천한다. 또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단순히 빠른 배송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적시배송을 적극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 바뀐 소비패턴은 다시 되돌아오기 어렵다. 코로나19가 끝나도 비대면 수요는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O4O 개발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몰래 온라인 가격을 검색하며 가격을 비교하는 '눈치족'이 없어질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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