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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년인터뷰]"경쟁국이냐  舊소련 같은 철천지 원수냐, 그 답이 美바이든 中정책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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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년인터뷰]"경쟁국이냐  舊소련 같은 철천지 원수냐, 그 답이 美바이든 中정책 좌우"

입력
2021.01.01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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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익연수소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국장?
"바이든, 中 남중국해·대만 군사적 도발 막을 것"?
"경제회복·코로나 대응으로 북한 후순위지만,?
대북특사 임명해 北에 진지한 신호 보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신분이던 같은 해 11월 4일 델라웨어주 웰밍턴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면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워싱턴=AF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신분이던 같은 해 11월 4일 델라웨어주 웰밍턴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면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워싱턴=AFP 연합뉴스

트럼프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국익을 해쳤다고 비판하면서도 미국의 이익 중시는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때리기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동맹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한다.

2021년 새해 바이든 시대 개막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보기 위해 미국의 외교안보전문가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한국 담당 국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 미중 갈등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후 미중관계는 어느 쪽으로 흘러갈까.

“중국은 미국과 경쟁하는 나라인가, 아니면 역사의 뒤안길로 던져진 구 소련의 노선을 따르는 철천지 원수인가. 이 질문에 대한 바이든의 답이 그의 중국정책을 좌우할 것이다.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국정책 노선을 많이 따라 할 것으로 본다. 당시에는 경제, 군사, 외교 등에서 미국의 국익에 위협이 되는 중국에는 반대했지만 환경, 기후변화 문제 등은 협력을 추구했다. 바이든은 오바마의 ‘아시아 회귀’ 전략을 완성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하고, 무역 분야에서는 더 강한 관계를 형성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이 남중국해를 지배하고, 대만을 정복하려는 시도는 저지할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 특히 북핵 협상은 어떻게 될까.

“적어도 취임 후 첫 6개월 동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해결하기 위해 그의 노력의 110%를 바쳐야 할 것이다. 다른 일에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다. 그러고 나면 경제 회복과 중국 전략에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그 모든 일이 끝나야 북한에 눈을 돌릴 여력이 생길 것이다. 아무리 관대한 시나리오라고 해도 최소 6~9개월은 북미정상회담 재개를 고려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사이 북한과 미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내 유일한 희망은 바이든이 취임 전에 이런 언급을 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한 (싱가포르 합의 같은) 일을 해체하는 게 아니라 그걸 기반으로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 전에 코로나19 상황을 안정시키느라 시간이 필요하다.’ 북한 역시 어떤 도발도 하면 안 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수순은 어떻게 예상하나.

“바이든이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팀을 빨리 만들 작정이라면 바이든 행정부 외교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한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국무장관이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나 (백악관) 보좌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미국의 (대북) 특사를 임명할 수도 있다. 그것은 바이든이 북한과 변화무쌍한 무언가를 협상하는 데 정말로 진지하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2일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A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2일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AP 연합뉴스

-북핵 문제를 두고 바이든 당선인은 중국에 어떤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나.

“중국도 일반적으로는 북한과 한반도의 안정을 바란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같은 명백한 위협을 이웃에 하지 않기를 중국도 원한다는 얘기다. 동시에 코로나19로 북한이 붕괴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이는 한국에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중국으로선 ‘현상유지’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장기적으로 한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조금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바이든 팀을 추동해야 한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19 때문에 한동안 정신이 없을 것으로 보여 더 그렇다. 한국은 긴장 완화, (남북을) 경제적으로 서로를 엮고, 핵무기를 줄이는 목표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관계 변화도 관심인데.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동맹관계를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 유지, 발전돼야 할 우정으로 본다. 미국이 초강대국이고 인류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인 이유도 수십년간 쌓아온 거대한 동맹 네트워크 덕분이다. 이런 동맹이 없다면 미국의 힘과 우위는 크게 떨어질 것이다. 트럼프가 동맹의 비용 분담 문제로 한국을 압박한 것은 잘못이었다. 바이든은 이 논란을 단번에 끝낼 것이다.”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9월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전망: 판문점선언 이행과정’ 세미나에서 해리 카지아니스(Harry. J. Kazianis)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당시 직함)이 회담 전망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9월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전망: 판문점선언 이행과정’ 세미나에서 해리 카지아니스(Harry. J. Kazianis)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당시 직함)이 회담 전망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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