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4명 오늘부터 선거운동 돌입
다음 달 18일 열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여당 정치인들에 의해 퇴색되고 있다. 체육계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반 이기흥 회장 연대를 자처하더니, 돌연 출마 포기를 했다가 다시 후보 등록을 하는 오라가락한 행보를 보이면서 체육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개혁 의지보다는 감투에 눈이 먼 것 아니냐는 비판이 체육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30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체육회장 후보들은 이날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후보들은 선거 전날인 다음 달 17일까지 전화(문자메시지 포함), 정보통신망, 윗옷 및 어깨띠 등을 이용해 선거 운동을 벌일 수 있다.
전날 후보 등록을 마친 결과, 이기흥 현 체육회장과 강신욱 단국대 교수,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 이종걸 전 의원(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이 공식 입후보했다.
후보등록 과정에서 정치판 못지않은 혼란이 벌어졌다. “중앙선관위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아 출마 자격이 있다”고 주장해온 장영달 전 의원(우석대 명예총장)은 26일 출마를 포기하고 이종걸 전 의원을 새 후보로 내세웠다. 이 전 의원은 “체육회가 온정주의와 파벌주의로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를 위한 개혁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전 의원은 그러나 “체육계 개혁을 위해 후보 간 힘을 합쳐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며 출마 의사를 밝힌 하루만인 29일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더불어민주당 5선 출신인 이 전 의원과 4선 출신인 장 전 의원은 사실상 반 이기흥 연대 후보로 강 교수를 낙점하고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은 후보 마감 시간 4분을 남긴 29일 오후 5시 56분께 다시 후보 등록을 했다. 이 전 의원 측은 “지지자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하고 입후보했다”며 “선거운동과 함께 후보 단일화 논의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체육계 일각에선 “여당 정치인들의 배신으로 스포츠 인권 분야에 소홀했던 체육회 개혁이 어려워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 이기흥 후보들의 단일화가 불발돼 고정표가 있는 이 회장에게 유리한 재선 구도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유준상 회장은 “장영달 이종걸 강신욱 등 3인이 출마를 두고 벌인 바람잡이식 후보 대물려주기 행각은 현 집행부의 지난 행태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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