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호주서도 첫 발견... 지구촌 전역 영향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에서도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사례가 나왔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미국에 전파됐을 수 있다는 보건당국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중남미 칠레에서도 코로나19 변이가 나와 지구촌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갔다. 변이 바이러스가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 등은 29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州) 당국이 20대 남성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보고했다”며 “미국에서 발견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주당국에 따르면 이번 변이는 영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트위터에 “감염자는 20대 남성으로 엘버트카운티 지역에서 격리하고 있다”며 “여행 기록이나 별다른 밀접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 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장은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발견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분명히 기능적 중요성이 있을 수 있는 어떤 종류의 변이도 심각하게 여긴다”면서도 “확정적인 언급을 할 수 있을 만큼 우리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알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날 브렛 지로어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 역시 ABC방송 인터뷰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에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국제적 연결성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했다.
영국에서 최초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에 확인된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7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각국이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 규제를 추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져 보다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이 요구된다.
유럽 전역과 아시아를 휩쓴 변이 바이러스는 이날 미국에 이어 중남미에도 상륙했다. 칠레 보건당국은 영국을 방문한 뒤 스페인 마드리드를 거쳐 22일 귀국한 자국 여성의 감염 사실을 공개했다. 칠레는 20일부터 영국발 직항편 운항을 중단했지만 변이 유입을 막진 못했다. WP는 “영국에서 시작한 변이 바이러스가 지금까지 최소 17개국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호주에서 역시 첫 변이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호주 퀸즐랜드주 보건당국이 최근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여성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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