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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측 "경찰, 사실관계조차 안 밝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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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측 "경찰, 사실관계조차 안 밝혀 유감"

입력
2020.12.29 14:30
수정
2020.12.29 17: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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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변호사 "2차 가해 기여 아닌지 우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2차 가해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2차 가해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29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에서 추행 및 방조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결과를 내놓자, 성추행 피해자 A씨 측은 "피해자가 소명하고자 했던 사실관계조차 경찰이 밝히지 않았다"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경찰이 박 전 시장의 추행과 추행 방조 건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혔어야 했는데,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서울시 부시장과 전·현직 비서실장 등 7명에 대한 성추행 방조 의혹 역시 증거 확보가 안 돼 불기소 의견(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고소 건에 대해 "피해자와 관련 참고인들의 진술, 피해자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봤을 때 추행의 사실관계 인정은 경찰이 밝혀주는 것이 마땅한 사안"이라면서 "피고소인(박 전 시장)이 사망했다는 이유로 조사 결과 규명된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추행 방조 건과 관련해서 피해자인 A씨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 등을 제출했는데도, A씨가 동료와 상사에게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충을 호소한 사실이 있는지조차 경찰이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참고인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유는 '왜 4년이나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그러느냐'는 사람들의 말에, 기존의 성 고충과 인사 고충을 동료와 상사들에게 호소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힐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지지자들의 잘못된 행위에 경찰이 경종을 울리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A씨에 대한 2차 가해가 지속되도록 하는데 기여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A씨를 지원하는 여성·시민단체 연대인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은 이날 "애초 적극적인 수사는 이뤄지지도 않았다"며 "'공소권 없음' 같이 예견된 결과 말고, 피해자와 참고인 진술,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자료 및 피해자 핸드폰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규명된 사실을 밝혔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경찰의 발표에는 피고소인들만 존재하고 피해자는 삭제됐다"고 강조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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