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앓던 75세 남성 접종 2시간 뒤 사망
이스라엘 "백신과 연관성 없지만 철저히 조사"
?"백신 잠재적 부작용 아직 몰라"... 비판 꿈틀
이스라엘에서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70대 남성이 접종 두 시간 만에 심장마비로 숨졌다. 화이자 백신 접종 개시 뒤 사망자가 발생한 건 처음이다. 해당 남성은 과거 심장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 기저질환자의 백신 접종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 남성(75)이 이날 오전 백신을 맞고 부작용을 살펴보기 위해 병원에 30분간 머물렀지만 별다른 이상증세가 없어 퇴원했다. 그러나 집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잃었고 결국 심부전으로 숨졌다. 사망자는 과거 심장질환과 암으로 투병했으며 이전에도 수 차례 심장마비를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사전조사 결과 백신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사인 규명을 위해 관련 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유족들도 고인의 죽음과 백신을 연결시키지 말아달라 요청했다고 히브리미디어가 전했다.
코로나19 백신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부작용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스라엘보다 먼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영국과 미국에선 알레르기나 안면마비와 같은 후유증이 나왔다. 이에 과거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한 사람은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지침이 만들어졌다. 대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알레르기 반응이 없다면 기저질환자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내렸다. 비만, 당뇨, 폐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도 임상시험에 참여했지만 별다른 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높은 예방효과가 입증됐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백신을 투여한 기저질환자의 사망이 확인된 만큼 안전성 문제를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임상 단계에서 기저질환자의 위험성이 노출된 적도 있다. 화이자가 이달 초 미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임상 보고서에는 백신을 투여한 참가자 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 1명이 면역력이 저하되는 질환을 갖고 있었다. 화이자 역시 당시엔 사망과 백신 접종의 명확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공보건 비영리단체 미다트협회는 “수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에서는 시험 내용과 상관없는 사망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위험군이 백신을 접할 경우 불행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예루살렘포스트도 “백신은 여전히 새로운 것이라 잠재적인 장기 부작용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에선 이날까지 50만명이 접종을 마쳤다. 의료진과 60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에 이어 주 후반부터는 교사와 교직원에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집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현재 인구당 백신 접종률 세계 1위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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