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8일 처음으로 신규확진자 4만명대 '최다'
남아공, 모임 금지·통금 확대 등 '초고강도 봉쇄'
WHO 변이 대응 위한 유전자 염기서열 공유 촉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각각 출현한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강도 봉쇄조치로 국민을 집안에 가둬두다시피 했는데도 사회 불안과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영국에선 28일(현지시간) 일일 신규 확진자가 4만1,385명이나 나왔다. 지난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최다치로, 4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기존 최다였던 23일(3만9,237명)보다 2,000명가량 많다. 누적 확진자는 232만9,730명에 달한다.
영국은 지난 8일 세계 최초로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개시했음에도 빠르게 퍼지는 변이 바이러스에는 좀처럼 대응을 못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치명률을 높이지는 않지만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최대 70% 강하고 어린이도 쉽게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을 포함해 잉글랜드 전체 인구의 43%인 2,400만명이 가장 엄격한 제한 조치인 4단계의 적용을 받고 있다.
확진자가 늘면서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부담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22일 기준 영국 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2만1,286명이다. 일부 병원은 병상 부족이 현실화했다.
영국보다 전염력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남아공도 사태가 심각하다.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27일 누적 확진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지난주에 하루 평균 신규 감염 1만1,700건이 발생, 전주 대비 39%나 폭증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전야 이후 5만건이나 늘었다. 과학자들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결국 남아공도 ‘초고강도’ 규제조치를 꺼내 들었다. 장례식 등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실내 및 실외 모임이 전면 금지되고,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금 시간이 4시간 늘어난다. 모든 상점도 문을 닫는다. 당연히 주류 판매도 할 수 없다. 심지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내달 15일까지 지속된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28일 TV연설을 통해 “음주로 인한 무분별한 행동이 감염 확산을 부추기고 음주 관련 사고가 응급 의료 시스템에 부담을 준다”며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아서 의료 역량을 보호해야 새로운 감염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런 와중에 독일에선 이미 11월에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독일 신문 디벨트에 따르면 하노버의과대학 전문의들이 지난달 추출한 환자의 표본에서 영국과 똑같은 변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영국만큼 뛰어난 유전자 검사 수준을 갖춘 나라가 거의 없어 변이 바이러스가 몇 주 동안 발견되지 않고 세계 곳곳에 퍼졌을 것”(뉴욕타임스)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맞아떨어진다. 이미 영국발 변이는 유럽 15개국, 중동 3개국, 아시아 및 호주 5개국, 북미 캐나다에 이어 세계 2위 인구대국인 인도까지 침투했다.
이는 국제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변이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전 세계가 유전체 염기서열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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