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고 대신 취재진을 응시하며 답변하는 모습
관방장관 때와 달리 현장의 추가 질문에 응하기도
佛 기자 "스가, 진정한 기자회견을 한 적 없어" 비판
내각 지지율 추락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대(對) 언론 소통 태도가 바뀌고 있다. 지지율 급락의 주요 요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늑장 대응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벚꽃을 보는 모임' 논란이 꼽히지만 스가 총리 본인의 불통 이미지도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케이신문은 29일 스가 총리의 언론의 취재 대응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전날 총리관저에서 코로나19 변이 대응을 묻는 취재진에게 "감염 대책을 철저히 하면서 조용한 연말연시를 보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손에 원고를 쥐고 있었지만 최대한 취재진을 응시하며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는 몸짓을 섞어가며 감염 방지 대책을 강조했고 21일 민영방송 TBS의 뉴스23과 인터뷰에서도 답변 도중에 간간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는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으로서 기자회견에서 양손으로 연단을 잡고 무표정하게 답변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과거 고압적인 자세였다면 친절한 쪽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는 평가다. 최근엔 현장에서 사전 조율되지 않은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변화는 급락한 지지율 때문이란 게 중론이다. 전날 발표된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각 지지율은 각각 45%, 42%로 출범 직후 대비 29%포인트, 32%포인트씩 급락했다. 역대 정권 중 출범 후 100일 간을 이르는 '허니문 기간' 지지율 하락폭이 1년 만에 단명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권과 함께 가장 컸다.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 준비된 원고를 읽는 스타일로 자주 도마에 올랐다. 정부에 불리하거나 사전 조율되지 않은 질문에는 "답변을 삼가겠다"며 넘어가기 일쑤였다. 총리 취임 후 일본학술회의 논란과 관련해 국회 답변에서 보여준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메시지로 국민을 이해시키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소통 부재' 비판이 따라다녔다. 더욱이 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른 불안과 여행 장려정책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중단 요구에도 정권 출범 당일 기자회견 후 지난달까지 회견을 열지 않았다. 지지율이 급락한 뒤에야 이달에만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소통 이미지를 얻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표면적 변화만으로 당장 여론이 마음을 열지는 미지수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리베라시옹의 카린 니시무라 기자는 이날 닛칸겐다이와의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의 기자회견에 대해 "관방장관 시절부터 진정한 기자회견을 한 적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자신의 말로 얘기하지 않고 기자가 사전질문을 전달하고 관료가 만들어준 원고를 낭독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총리 기자회견에서 종종 추가 질문을 제지하는 데 대해선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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