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누구'와 '어떻게'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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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누구'와 '어떻게'가 관건이다

입력
2020.12.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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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정부지원금 소비진작효과 확인
3차 재난지원금은 직접 지원방식 적절
장기화 대비 추가 지원금도 준비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한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암울하고 힘겨운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상을 잃어버린 시민들의 인내심은 이제 한계에 이르고 있는 듯하다. 특히 어렵게 한 해를 버텨온 자영업자들에게 심각한 3차 유행과 방역을 위한 영업 규제는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다.

감염병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개인을 지원하고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지원책을 마련하여 시행하였다. 현재는 자영업자와 임시ㆍ일용직 등을 대상으로 한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지원책은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더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개선할 부분은 없을까? 최근 이러한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할 수 있는 연구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필자도 사회보장위원회의 의뢰와 지원을 받아서 올해 상반기에 지급된 아동돌봄쿠폰과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분석한 바 있다. 그 주된 결과와 시사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지원금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규모의 소비진작효과를 가져왔다. 예컨대 긴급재난지원금은 지급 후 6주 동안 가구소비지출을 평균 19% 증가시켰다. 이러한 효과는 주로 마트ㆍ편의점, 음식점, 의류 등 업종에 집중되었으며, 지급 직후부터 빠르게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둘째, 정부지원금은 소비지출의 규모뿐만 아니라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두 지원금 모두 영세사업장에 대한 지출 비중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고, 아동돌봄쿠폰 지급은 아동과 관련된 업종에 대한 소비지출 비중을 높였다. 즉 정부지원금은 영세상인 보호와 아동에 대한 투자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셋째, 정부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는 소득이 낮을수록 더 강하게 나타났다. 아동돌봄쿠폰의 경우, 소득이 높아질수록 소비 진작 효과의 절대적인 크기가 감소했으며, 상위 20% 가구에서는 그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소득이 낮을수록 평상시 소비 수준에 비교한 소비증가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정부지원금 지급은 지원이 없었을 경우 이루어졌을 가구소비지출의 일부를 대체하였다. 이러한 대체효과로 인해 총지원액만큼 소비지출이 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예컨대 지급 후 6주 동안 긴급재난지원금의 순 소비 진작 효과는 지원금 사용액의 약 38%로 추정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고려하건대, 이번에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 방식으로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타개하고자 하는 계획은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 진작을 통한 간접 지원은 전체 지원금의 일부만 자영업자의 수입으로 이어지고, 일부 업종은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원금 규모(약 4조원)가 너무 작다는 우려가 있지만, 대체효과의 규모를 감안할 때 1차 재난지원금과 맞먹는 규모의 자영업자 지원 효과가 기대된다.

과거 정부지원금의 사례는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지급하느냐에 따라 지원금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재원이 부족한 경우, 저소득층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취약계층 보호는 물론 소비 진작에도 바람직하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는 않지만, 정부가 지난 정책에서 얻은 교훈을 활용하여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빠짐없이 포함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나 다른 재난에 대응하여 정부지원금을 준비해야 할 일이 다시 생길 수 있다. 사전에 준비해서 이번에 시행하는 정책의 효과를 엄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한다면, 장차 국민의 삶을 효과적으로 지켜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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