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우수성 강조, 여론과 괴리"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제기된 '백신 실기(失期)론'에 적극 반박했다. "확보도, 접종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ㆍ여당에 제기된 백신 책임론이 'K-방역' 성과를 무색하게 만든 것은 물론, 정권의 명운까지 좌우할 위기에 처하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한 해 한국이 방역과 경제 측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음을 강조하며 "국민들도 최고의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다"고 언급하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여러 달 전부터 범정부 지원 체계를 가동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백신 확보에 만전을 기해 왔다"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고 돌발 상황을 대비한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등 그간의 노력과 성과도 부연했다.
문 대통령의 '백신 상황 설명'은 지난 22일 "우리도 특별히 늦지 않게 국민들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지 엿새 만에 다시 나왔다. 여러 채널로 '정부가 백신 도입과 접종 준비를 잘 해오고 있다'고 설명해왔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문 대통령이 다시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백신 도입 시기를 더 앞당기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으며, 접종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의료진, 노인요양 시설 등의 집단 수용자와 종사자 등 우선순위 대상자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구체적 접종 시기도 분명히 했다. 백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K-방역 성과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상대적으로 잘 대응해왔다"며 미국, 영국, 독일 등과 한국의 일일 확진자 수도 나열했다. 백신 실기론에, 코로나19 확산세까지 잡히지 않으며 커진 K-방역에 대한 의구심을 에둘러 반박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굳이 'K-방역 우수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국민 정서와 다소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반드시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고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내년 집권 5년 차를 맞는 문 대통령은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마음을 다잡고 더욱 비상한 각오로 국정에 임하겠다"며 "초심을 되새기며, 심기일전하여 국가적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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