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식료품점·모임방 이용 태국인 등 96명 확진
보령 아주자동차대 베트남·우즈백? 유학생 39명도
외국인 전용 식료품점, 외국인 모임방, 대학기숙사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먼 이국 땅에서 끼리끼리 한데 모여 향수를 달래고 이국 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들의 밀접접촉 생활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8일 충남도와 천안시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천안에 거주하는 태국인 근로자 2명이 전날 천안 동남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23일 천안시 병천면 외국식료품판매점과 같은 건물 2층에서 모임방을 운영하는 태국인(천안 528번)이 코로나19 감염된 이후 관련 누적 확진자가 94명으로 늘었다.
외국식료품판매점과 모임방 관련 확진자는 내국인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태국인으로 지역별로는 천안 77명, 홍성 14명, 청주 2명, 아산 1명 등이다.
홍성의 태국인 확진자(홍성 33번)는 동료와 함께 이 식료품점과 모임방을 방문한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산 208번 확진자는 홍성 33번과 접촉한 뒤 양성판정을 받아 지역 n차감염 우려에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천안 528번의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태국인 확진자의 대부분이 이 확진자와 직ㆍ간접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 528번은 모임방 운영자로 2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공간에 당구대를 설치하고 싱크대와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 인근 태국인 근로자들이 찾아오도록 만들었다.
태국인들은 1층 식료품점에서 음식과 술, 음료수를 구입한 뒤 이곳으로 올라와 당구게임을 즐기고 간단한 조리를 해서 나눠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천안의 외국식료품점과 커뮤니티 공간 안에서 이용자들이 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기 않아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확진자 중에는 불법체류자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시는 지역 내 불법체류자가 1,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안시는 검사를 받지 않은 불법체류자로 인한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광범위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시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예방적 검사를 진행, 지난 24일 32명의 확진자를 찾아 냈다.
이어 집단감염이 발생한 현지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불법체류자 등 신분 노출을 꺼리는 외국인들의 검사를 유도했다.
또한 관내 기업에 근무하거나 농가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 등 1,105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 다시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외국식료품점 관련 최초 확진자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역학조사와 신속한 전수 검사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초동 대처가 가장 중요한 만큼 천안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더 이상의 확산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보령의 아주자동차대학 기숙사에서도 외국인의 무더기 감염이 발생했다.
지난 14∼16일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베트남 유학생 21명의 확진 판정 이후 확진자가 이어져 28일 현재 베트남과 우즈백 출신 유학생 38명과 내국인 학생 1명 등 총 39명이 감염됐다.
시는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20명 중 13명이 대천해수욕장 음식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을 파악하고 이들이 일한 업소의 방역소독과 종사자들을 검사했다.
보령시는 이들이 밀폐된 기숙사에서 밀접 접촉하고, 별도의 취사 공간에서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과정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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