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서 유통 온도 올라 1000회분 접종 보류
美선 운반 중 온도 너무 내려가 반납하기도
‘콜드 체인’, 즉 적정 수준 저온이 유지돼야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유통망이 앞다퉈 코로나19 예방 접종 속도전을 벌이기 시작한 각국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초 걱정대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최대 바이에른주(州) 북부 리히텐펠스시는 이날 1,000회분의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이 담긴 상자의 온도가 운송 과정에서 적정하게 유지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백신 운반 상자 내부의 온도 기록을 확인해 봤더니 한 상자의 온도가 업체가 규정한 한계 최고 온도 8도를 웃도는 15도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시 당국의 설명이다. 백신 운반 상자 하나에는 975회분의 백신이 실린다.
시 대변인은 코부르크, 크로나흐, 쿨룸바흐 등 이웃 시들과 함께 해당 백신을 접종해도 되는지 여부에 대한 바이오엔테크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히텐펠스시 등이 속한 오버프랑켄 지역 정부는 이날 “바이오엔테크가 백신의 품질을 확인했다”며 “접종 프로그램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이 운송 도중 온도 유지에 실패해 접종이 지연된 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사례는 독일과 반대다. 이달 중순 캘리포니아주와 앨라배마주에서는 백신 운반 상자 내부 온도가 영하 92도로 지나치게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고, 백신 수천회분이 반납되기도 했다.
서방에서 맨 먼저 접종에 쓰이기는 했지만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경우 다른 백신들보다 비교적 유통 조건이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효능과 안전성이 유지되려면 초저온인 영하 70도에서 운송돼야 하고 일단 해동되면 2~8도에서 최대 닷새까지만 보관이 가능하다. 접종 직전에는 유통 온도가 최고 30도까지 허용되지만 2시간이 한계다.
때문에 백신 배포 초기부터 수송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저 정도 낮은 온도의 유통이 보건 시스템에서 전례 없는 미지의 영역인 만큼 새로운 도전이 되리라는 게 중론이었다.
속도전 장애물은 백신 품질에 대한 의심뿐이 아니다.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콜드 체인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시골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모더나 백신 접종 초기 당시 엘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모더나 백신 배포처가 화이자 백신보다 3,500여개 더 많을 거라고 밝힐 수 있었던 것도 일반 냉동고 온도인 영하 20도에서 6개월간 보관 가능한 해당 백신 특성 덕이었다. 우리 정부는 초저온 보관이 필수적인 화이자 백신 등의 접종을 위해 별도 접종센터 설립이나 기존 시설 개조 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대적으로 부작용은 아직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미 에모리대 알레르기학자인 메린 커러빌라 박사는 26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미국에서 100만명 이상 백신을 맞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알레르기 부작용 사례는 드물다며, 백신 부작용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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