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사 왜곡 사실을 인정한 유명 스타 강사 설민석이 음악사를 왜곡했다는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재즈가 백인 중심의 장르가 되자 흑인들이 만들어낸 게 리듬앤드블루스(R&B)라는 주장을 하자 대중음악 전문가들이 오류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설민석은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노동요에 선덕여왕이 왜 나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재즈와 R&B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백인 가수인 프랭크 시내트라가 재즈 음악을 부르기 시작하면서 재즈가 백인 음악이 되자 흑인들이 블루스로 돌아가자며 음악 르네상스를 시작해 만들어낸 것이 R&B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25일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이 영상이 공개된 뒤 설민석의 오류를 지적하는 글이 이어졌다. 재즈 전문지 재즈피플의 한 기자는 해당 영상의 댓글을 통해 “재즈가 초심을 잃어 R&B가 탄생했다는 내용은 처음 듣는다”며 “R&B는 블루스가 미국 남부의 흑인 술집을 넘어 미국 전역의 더 많은 이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탄생한 장르”라고 설명했다. 주로 농장 등 시골에서 연주되고 불려지던 정통 블루스가 도시로 퍼져 나가면서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화한 장르라는 설명이다. 애초에 초기 재즈에는 흑인과 백인이 공존했으며 “(R&B 장르의 발전에 있어서) 재즈의 흑인다움의 상실이나 재즈에 백인의 개입이라는 맥락은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대중음악평론가이기도 한 배순탁씨도 설민석의 오류를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재즈가 회귀해 돌아간 게 R&B’라는 건 완전한 헛소리”라며 “이 정도면 허위사실유포나 마찬가지”라고 일갈했다.
대중음악사를 다룬 책 ‘모던 팝 스토리’를 번역하기도 한 배 작가는 “R&B는 간단하게 미국 남부의 (델타) 블루스가 일리노이 중앙선 철도기차 타고 북부 대도시(정확하게는 시카고)로 진출한 뒤 '일렉트릭'화 된 장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설민석이 자기 분야 강의에 관해서는 무척 탁월하다고 생각한다”며 “근데 왜 자꾸 설익은 걸 넘어 '무지'에 가까운 영역에까지 손대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앞서 설민석은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 방송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역사가들의 지적을 받고 사과한 바 있다. 그는 R&B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당 영상을 삭제했으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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