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활동, 유튜브로 옮겨가 희망 전달
의사 찾아가던 영업 방식도 온라인으로
"코로나가 앞당긴 디지털 전환, 제약 산업도 확산"
제약업계는 유독 대면 영업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다. 전문의약품 처방 권한은 의사만 가지고 있어 직접 만나 설명하는 게 마케팅 방식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병원을 드나드는 게 힘들어졌다. 인류의 건강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내세우는 제약업계의 사회공헌 활동 역시 그동안 헌혈, 의료봉사 등 대면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이 기업들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제약업계도 비대면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사회공헌은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고, 영업이나 마케팅 활동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물리적 제약 사라지니 풍성해진 콘텐츠
지난 10월 유튜브에는 '암밍아웃'이란 제목의 영상 3개가 올라왔다. 한국MSD가 개설한 채널 '다나음(다시 나아가는 한걸음)'의 콘텐츠다. 다나음은 원래 암 환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대표 행사인 토크 콘서트가 올해는 유튜브로 옮겨왔다.
다나음의 큰 목적은 암 경험자의 사회 복귀에 대한 희망 메시지 전달이다. 다나음 채널엔 암 경험자의 사회 복귀 경험을 들을 수 있는 암밍아웃을 비롯해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장 조주희 교수 등 전문가들이 조언한 사회복귀 방법, 암 환자를 위한 추천 식단 등이 담겼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암 환우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독서 수업, 문화체험 행사 등으로 구성된 '희망샘 프로젝트'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수경 웹툰(인터넷만화) 작가를 초청해 그림을 그리면서 장학생들과 소통하고 책장 만들기, 핼러윈 파티 음식 만들기, 홈트레이닝 등을 온라인으로 내보냈다.
홈쇼핑으로 모금… 창의적 기부도 등장
GSK는 사내 모금 활동에 홈쇼핑 포맷을 도입했다.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이 일일 쇼호스트로 참여해 방부목 그림키트를 직원들에게 판매했고, 수익금은 세이브더칠드런 '학교놀이환경 개선사업'에 기증됐다.
한국로슈와 한국로슈진단은 석촌호수에서 하던 '어린이를 위한 걷기 대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각자 거주지 근처 공원, 아파트 계단, 집 거실 등 자유롭게 실내외를 걷고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 사내 플랫폼에 인증하는 방식이다. 종근당홀딩스도 보행 수를 측정하는 앱 '빅워크'로 임직원들의 걸음 수로 쌓인 기부금을 취약 가정에 전했다.
한국MSD의 경우는 마스크 제작 키트 박스를 사무실에서 무인으로 운영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재료를 가져가 손수 바느질로 만든 어린이용 면 마스크와 마스크 필터는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돌봄센터, 장애아동시설에 기부됐다.
이희승 한국MSD 전무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경제적으로 더 취약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는 환자와 환자 가족을 돕기 위한 비대면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 영업맨들, 온라인 역량 키우기 돌입
의사를 찾아가던 영업 방식도 바뀌고 있다. 한국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의 대면 영업은 전년 동기보다 3월 25.3%, 4월 12.6% 감소했다. 병원 방문 금지령으로 전통적인 영업 직원의 일하는 방식이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요 제약 기업들의 마케팅은 의사 등 전문가 고객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최신 경향, 임상 내용 등 맞춤형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타깃 마케팅 기법인 '이디테일링(e-detailing)'을 비롯해 원격 상담, 전화, 온라인 콘퍼런스 등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한국MSD의 경우는 올해 6월부터 의료진 상담 서비스를 카카오톡에서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기능으로 의료진에게 자료를 전달하고 회사에서 운영 중인 의학정보 포털 사이트와도 연동시켰다. 치료제를 설명하는 오프라인 심포지엄은 웨비나(웹+세미나)로 진행해 6월 웨비나는 개원의 1,138명이 시청했다.
GSK는 드라이브 스루를 심포지엄에 접목해 주목을 받았다. 천식, 백일해 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정보를 자동차 극장에서 공유했고 이 심포지엄엔 국내 의료진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의료진들은 차 안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강연을 들었고 디지털 플랫폼 '피전홀'로 진단법, 치료법 등에 관한 질문을 전달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심포지엄을 온라인에서 진행하기 위해 회사들이 비디오, 오디오 장비를 사고 사내에 스튜디오까지 구축하고 있다"며 "사내 미팅도 디지털로 전환해 직원들이 각자 위치에서 회사의 중요한 사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사내 소통도 비대면으로 빠르게 바뀌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