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환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서울의 일일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시는 구치소 내 확진자와 접촉자, 비접촉자를 분리 수감하는 등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했으나 비접촉자 역시 ‘잠재적 환자’일 가능성이 높아 구치소 집단감염 사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52명이다. 송파구 소재 동부구치소에서 288명(수감자 286명ㆍ직원 2명)이 나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가족ㆍ지인을 통한 9인 이하 소규모 집단감염을 뜻하는 확진자 접촉 감염은 138명, 감염경로가 정확하지 않은 미확인 확진자는 100명이다. 서울시 확진자는 지난 19일(473명)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추세를 타며 23일 319명까지 내려왔지만 이날 500명을 훌쩍 넘기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날 동부구치소 288명 확진은 지난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직원 416명과 수감자 2,021명 등을 대상으로 2차 전수 검사한 결과다. 앞서 지난 19일 1차 검사에선 187명(수감자 185명ㆍ직원 2명)이 확진됐다. 현재까지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514명. 그 중 서울지역 환자는 510명이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동부구치소에선 직원 14명과 출소자 1명이 확진됐던 것을 감안하면 초기 방역에 실패한 셈이다.
현재까지 유력한 감염확산 경로는 두 가지다. 코로나 환자가 나온 뒤 변호사 접견도 직접 대면 없이 유리막을 사이에 두고 이뤄진 만큼 외부인물보단, 잠복기에 있던 신규 수감자를 통해 해당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수 있다. 다른 가능성은 송파구 거주 고3 수험생 가족 연결고리다. 지난달 27일 고3 수험생이 확진됐고, 구치소에서 근무하는 그의 가족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가 구치소 재소자, 동료 직원 등으로 확산됐을 수 있다. 역학조사를 맡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동부구치소를 일시폐쇄 조치하고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전수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확진자와 접촉자, 비접촉자도 서로 다른 동에 모아 격리했다. 격리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추가 감염 우려는 여전하다. 서울시 관계자도 “비접촉자 역시 감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어서 비접촉자 안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질병관리청, 법무부와 함께 외부에 격리 공간 마련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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