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충분히 먹었다…변창흠 '확고한 부동한 철학'으로 국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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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충분히 먹었다…변창흠 '확고한 부동한 철학'으로 국면 돌파"

입력
2020.12.26 11:00
수정
2020.12.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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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6년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 희생자 김모군에 대한 비하 발언 등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지인 특혜 채용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까지 제기되면서 국민의힘뿐 아니라 정의당까지 변 후보자 임명에 반대했다. 수세에 몰린 변 후보자는 2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하지만 저소득층에 대한 편견이 들어간 과거 발언 해명 과정에서 여성 비하 발언을 해, 오히려 논란만 확산시켰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전격적으로 변 후보자 카드를 꺼내 든 문재인 대통령도 임명 여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도 24일 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국토위 전체회의를 28일로 한 차례 미루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향후 전망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일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변 후보자를 둘러싼 자질논란이 불거진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요.

야반도주=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 간부회의에서 2016년 ‘구의역 김군 사망 사건’에 대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논란 직후에 변 후보자가 내놓은 단 세 줄짜리 무성의한 해명도 기름을 부었고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할 수 있는 사과는 다한 듯 합니다. 그렇지만 사과로 끝날 게 아니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죠. 산업재해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직무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주택 교통 관련한 건설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이 산업재해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 탓’으로 여기고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죠. “건설 쪽에 있어서 교통은 잘 몰라서”라는 계속되는 해명이 구차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외계인 치킨(치킨)= 변 후보자가 생명과 안전에 대해 인식이 낮을 뿐만 아니라 노동 및 인권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이런 발언은 야권 뿐 아니라 '사람이 먼저다'라고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 지지층 사이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대목이라 더 문제가 된 듯 합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장에 들어서는 변창흠(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손 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돌아봐= 2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는 ‘사과 청문회’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고 하는데 실제 분위기가 어땠나요.

치킨=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변 후보자가 청문회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임대 사는 사람들도 외식합니다' '출세에 눈이 먼 폴리페서' '일감 몰아주기 블랙리스트 작성'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로 항의를 표시했습니다. 변 후보자가 청문회장 자리에 앉고 나서는 바로 코 앞에서 항의하는 '면전 시위'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청문회에서 변 후보자는 10번 넘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를 보고 '멍석만 안 깔았을 뿐 흡사 석고대죄를 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정치적 식물(식물)= 다만 변 후보자는 딸에게 봉사활동 실적을 부당하게 쌓아줬다거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구입을 위해 ‘영끌’을 했다거나, SH사장 시절 지인을 취업시켰다는 등의 다른 의혹에 대해서 적극 반박했습니다. “실제 입시에 활용하지 않았고, 지원한 대학에서도 탈락했다” “소득이 없는 사람이 무리하게 집 사는 것이 영끌” “인사 의혹은 이미 감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나왔다”라고 해명한 건데요. 청문회 날 오후에는 정책 질의도 꽤 나왔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돌아봐= 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해명을 하다 오히려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고 하는데.

영등포 청정수(청정수)= 문제의 발언은 '못 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는 SH 사장 시절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변 후보자는 이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 문화는 아침을 서로 모르는 사람하고 먹지 않는 것"이라고 하다가 "특히 여성은 화장 때문에 아침을 같이 먹는 걸 아주 조심스러워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인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이 나서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후 유감을 표시했죠.

심상정(오른쪽) 정의당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철 정의당 대표. 뉴시스

돌아봐= 한때 민주당과 같은 범여권으로 분류됐던 정의당도 변 후보자 임명에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청정수= 정의당은 변 후보자의 '전문성'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도덕성'에는 부적격 판단을 내렸습니다. 국회 국토위원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청문회 다음날인 24일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그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다"며 변 후보자 이름을 '데스노트'에 올렸습니다. 정확히는 변 후보자의 '노동 감수성'을 문제삼은 건데요. 2인 1조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채 홀로 구의역 스크린 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군이 '스스로의 잘못'으로 사망했다는 변 후보자의 발언은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저급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정의당 내에서 이어졌습니다.

식물= 산업재해에 따른 사고 예방을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강력하게 추진중인 정의당 입장에서 산재를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듯한 변 후보자 발언을 묵인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정의당은 지난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아 “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을 얻어내기 위해 민주당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김종철 대표 취임 이후 그런 비판을 떨쳐내기 위해 '데스노트'를 과감하게 꺼내 든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돌아봐= 변 후보자가 장관으로 공식 임명된다고 해도 적지 않은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지 않나요.

야반도주= 반대라고 봅니다. 오히려 공식 임명되면 엄청난 힘을 받아 자신의 평소 정책 실현에 앞장 설 것으로 보여요. 역세권 개발 용적률을 대폭 늘리고, 최초 분양자가 시세 차익을 얻지 못하는 이른바 공공자가주택 도입도 현실화할 거 같습니다. 왜냐. 이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도시 건축 전문가이자 자신의 확고한 주거 철학이 있는 변 후보자는 주춤할 게 없죠. 오히려 그가 내세운 부동산 정책은 이제는 효과가 안나타나기가 힘들 정도로 현재 서울의 부동산 거품 현상이 크죠. 야당에선 변 후보자가 장관이 되길 바라는 속내도 있습니다. 교수 출신의 장관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봐야 향후 2년간 공급물량 부족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리 없다는 비전문가ㆍ준전문가들의 전망이 있는 만큼, 변 후보자도 김현미 장관처럼 뭇매만 맞을 거고, 그러다보면 내년 보궐선거 등에서 야당에 유리한 여론이 형성된다거 생각하는 거죠.

치킨= 야당에서는 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도 절대 합의해줄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28일 오전 10시까지 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해놓은 상황이니까요. 야당의 이런 강경 입장은 청와대가 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다며 야당은 대여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국민의힘에서는 변 후보자에 대해 위증죄 고발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한다고는 합니다.

※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2017년 3월부터 3년 9개월간 한국일보 정치부에서 매주 토요일 연재해 온 카톡방담과 별점평가단이 막을 내립니다. 그 동안 해당 코너를 아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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