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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조국 일가 감싸기' 지나치다

입력
2020.12.25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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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배우한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배우한 기자


조국 전 법무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유죄 판결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법원이 엄중하게 판단한 조국 일가의 입시 부정과 시장 질서 교란, 공직자 윤리를 저버린 행위 등은 외면한 채 조국 일가 감싸기에 급급하면서 사법 불신을 앞장 서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김종민 최고위원) “재판부의 선입견과 예단, 편견이 작용한 나쁜 판례”(홍익표 민주연구원장) 등 고위 당직자 입에서 이번 판결을 폄하하는 발언이 작정한 듯 터져 나오는 것부터 예삿일이 아니다. 내 편에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사법부 길들이기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가뜩이나 현 정권에 대한 수사를 벌인다는 이유로 여권이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김용민 의원은 아예 “윤석열이 판사 사찰을 통해 노린 게 이런 거였다”면서 마치 이번 판결이 검찰의 사찰 압박 때문이라는 식의 터무니없는 음모론까지 펼쳤다. 김 의원이 국회 법사위 위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위험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자식 스펙에 목숨을 걸었던 이 땅의 많은 부모들을 대신해 정경심 교수에게 십자가를 지운 것인가”(윤영찬 의원)라는 불만은 고위층의 불법적인 스펙 부풀리기에 대한 도덕 불감증마저 드러내고 있다. 법원이 동양대 표창장 위조뿐만 아니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등 5개 기관의 인턴 확인서 모두 허위로 판단했는데도 이를 감싸면 앞으로 무슨 낯으로 공정성을 운운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극성 지지자들은 벌써 재판부 탄핵 청원에 나섰고 이번 판결을 내린 판사들 사진을 각종 게시판에 올리며 신상 털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조국 사태로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법부의 첫 판단을 존중하며 자중해야 하건만 되레 지지자들을 부추기는 격이어서 개탄스럽다. 이는 당장 지지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도층이 여권에 더욱 등을 돌리게 만드는 부메랑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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