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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다시 기지개... '강남 3구'가 상승 진원지

입력
2020.12.24 17:10
수정
2020.12.24 17:44
6면
0 0

7·10 대책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
전국 아파트 60% 40대 이하 '패닉 바잉'

16일 아파트에 둘러싸인 서울 단독·연립주택 밀집 지역 모습. 연합뉴스

16일 아파트에 둘러싸인 서울 단독·연립주택 밀집 지역 모습. 연합뉴스

그간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데다, 전세 수요가 매매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최근 아파트 가격도 심상치 않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상승했다. 이는 지난주 상승률 대비 0.01%포인트 오른 것으로, 부동산세율을 인상한 7·10 대책 발표 직후인 7월 20일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집값을 이끈 곳은 강남 3구였다. 송파구는 전주 대비 0.10% 상승했고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09%, 0.08% 올랐다. 세 곳 모두 지난주보다 상승폭을 키웠으며, 마찬가지로 5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단지와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실거래 가격도 상승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우성' 전용면적 160.74㎡는 5일 2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해당 단지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잠실동은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가격은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재건축 단지도 상승세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2년 간 실거주하지 않은 집주인은 조합원 분양 자격을 받지 못하도록 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조합 설립이 빠르게 이뤄진 탓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83.41㎡는 15일 49억원에 매매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40대 이하 아파트 매수 비율

40대 이하 아파트 매수 비율

최근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들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후 상승폭이 다소 꺾였다. 17일 서구 등 9곳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은 전주 대비 0.61% 상승하면서 지난주 상승률보다 0.10%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날 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광주도 같은 기간 0.29% 오르면서, 지난주보다 0.11%포인트 낮아졌다.

이 지역들에선 젊은 세대의 '패닉 바잉' 현상이 두드러졌다. 중구와 남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울산의 경우, 지난달 거래된 아파트의 65.9%(2,758가구)를 40대 이하가 샀다. 마찬가지로 최근 규제지역으로 묶인 경기 파주시 또한 이 수치가 59.3%(1,118가구)였다.

부동산 업계에선 서둘러 집을 사려는 '패닉 바잉' 여론이 최근 집값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실제 지난달 40대 이하가 사들인 전국 아파트는 5만3,418가구였다. 이는 전체 거래된 아파트(8만9,660가구)의 59.6%에 달하는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한편 전세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국 및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각각 0.30%, 0.14% 올랐다. 둘 모두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률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교통 및 주거환경이 양호하거나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단지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전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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