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병원 블라인드에 간호사들 비판 글 올려
노조 측 "재단 측, 내부 반발 커지자 지침 철회"
병원 측 "필요한 부서에 나눠준 것, 강제성 없어"
최근 한림대 성심병원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라온 글로,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라고 밝힌 작성자는 병원 측이 간호사들에게 크리스마스 머리띠 착용 지침을 공지한 단체 채팅창 내용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티니 더쿠 캡처
3년 전 간호사들에게 강제로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해 물의를 일으킨 한림대 성심병원이 최근 간호사들에게 크리스마스 머리띠 착용을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림대병원 블라인드(직장인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는 '간호사를 봉으로 아는 병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병원이 간호사들에게 연말까지 크리스마스 장식이 달린 머리띠를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작성자는 "연말까지 반짝이는 머리띠를 쓰라고 하는데 누가 노조에 일렀더니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말라고 했대요"라며 "저번 간호사 댄스 사건처럼 또 뉴스에 나와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내부 직원 단체 채팅창 일부를 캡처해 올렸다. 부서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단체 채팅창에 '병동. 헤어핀. 밴드 착용 건. 일자는 24일부터 착용합니다. 안 하고 싶으면 단체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공지 글을 올린 사람은 곧바로 '우리 병동은 모두 합니다'라며 머리띠 착용을 독려했다.
단체창 대화 글을 올린 작성자는 "간호부에서 간호사들만 크리스마스 때 이거 쓰고 일하라는데 정말 병원 수준이 창피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누가 노조에 일렀는지 간호부에서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는 하는데 부서장이 저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안 하냐"고 토로했다.
노조 측 "법인에 강력 항의해 없던 일 돼"
최근 한림대병원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라온 글로,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라고 밝힌 작성자는 간호사들에게 연말까지 크리스마스 머리띠를 착용하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사진은 작성자가 올린 크리스마스 머리띠.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캡처
병원 측은 내부 반발이 커지자 머리띠 착용 지침을 없던 일로 했다. 한림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24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해당 지침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부터 머리띠를 착용하라고 사전에 배포가 됐다"며 "노조 측에서 법인에 강력하게 항의를 했고, 지금은 철회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림대병원 측은 이에 대해 "연말에 힘든 일이 많으니 분위기를 바꿔 보자는 차원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머리띠 착용을 강제로 하게 하지 않았다"며 "전체 간호사 수의 30% 정도의 양만 구매를 했고, 각 부서에 필요한 만큼 가져가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림대 성심병원은 3년 전 간호사들에게 병원 부대행사에서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춤을 추라고 강요해 논란이 됐다. 성심병원을 비롯한 일송재단 소속 5개 병원은 2017년 9월에 열린 재단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에게 댄스 공연을 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장기자랑 사진을 보면 간호사들은 배꼽과 어깨를 드러낸 의상을 입고 걸그룹 댄스를 췄다. 간호사들은 행사 2주 전부터 업무도 하지 않고 연습을 했고, 휴일에도 연습을 위해 강제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일송재단은 2017년 12월 공식 사과하며 조직 문화 개선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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