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개방에도 화물트럭 수천대 발묶여
도버항에 줄 선 트럭, 최대 1만여대 추산
"정상화 해 넘길 수도"... 물류대란 불가피
프랑스가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영국을 상대로 내린 국경폐쇄 조치를 48시간 만에 풀었지만 혼란은 그대로다. 수천대의 화물트럭의 발이 여전히 묶여 있다. 봉쇄를 해제해도 바이러스 음성 결과를 제출해야 프랑스 입국이 가능해 ‘물류 대란’이 완전히 해소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영국과 프랑스간 국경이 다시 열렸다. 그러나 오전 동안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과 가장 가까운 프랑스 칼레항에 도착한 화물트럭은 단 두 대에 불과했다. 도보해협 채널터널을 운영하는 겟링크 측은 “오후 늦게서야 통행량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군 병력을 170명이나 투입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지만 신속하게 검사가 진행되지 못한 탓이다. 대기 화물트럭 수만 최소 5,000대에서 최대 1만대로 추산된다.
기다림에 지친 트럭 운전사들은 당국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샤워시설이나 화장실 등 인프라가 부족하고 마땅한 먹을거리도 없는 곳에서 이틀 넘게 사실상 노숙 아닌 노숙생활을 감내했기 때문이다. 일부는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못해 경찰과 몸싸움을 하다 2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화물 운송정체뿐 아니라 혼란을 가중시킬 불씨는 또 있다. 무엇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관건이다. 브렉시트 이후 미래관계 협정을 맺지 못하고 아무런 합의 없이 내년 1월 1일이 되면 최악의 물류 대란이 예상된다. 이날 양측이 잠정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EU 내에서 반대하는 회원국도 있어 비준이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은 아직 남았다. 꺾일 줄 모르는 변종 코로나19 확산세도 문제다. 이날 기존 변종 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종도 영국에서 추가 확인됐다. 영국 정부는 최고 수위 이동제한 조치를 담은 4단계 대응 지역을 확대하며 사실상 나라 전역을 틀어막았다.
결국 피해는 시민들 몫이다. 유통체계가 엉망이 되면서 식료품 수요가 급증하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이미 신선한 농수산물 조달에 제동이 걸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랑스 현지 업자의 말을 빌려 “연중 가장 바쁜 시기에 꼭 필요한 영국산 농산물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영국 식품음료연맹 측도 미국 CNN방송에서 “매우 빨리 작업해도 정상 운영으로 돌아가려면 새해를 넘길 수 있다”며 “영국의 식자재 유통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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