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새 위원장에 '강경 투쟁'을 예고한 양경수(44)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장이 선출됐다. 22년만의 사회적 대타협이 지난 7월 무산된데 이어,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노정 관계도 경색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24일 차기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등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결선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기호 3번 양경수 후보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양 당선자는 총 투표 수 53만1,158표 가운데 28만7,413표(55.7%)를 얻었다. 사회적 교섭, 사회적 대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결선에 오른 기호 1번 김상구 후보는 22만8,786표(44.3%)만 받았다. 양 당선자와 한 팀을 이뤄 출마한 윤택근 후보와 전종덕 후보는 각각 수석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이들은 내년 1월부터 3년 동안 민주노총을 이끌게 된다.
양 당선자는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의 지지를 받아 선거 초기부터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앞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서도 4명의 후보자 중 31.26%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양 당선자는 최초 비정규직 출신 민주노총 위원장이기도 하다. 기아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며 노조 활동을 시작해,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대화보다는 투쟁에 힘을 실었다. 후보 합동 토론회에서도 "사회적 대화는 의제 내용보다 대화 자체가 목적이 됐다" "투쟁이 거세된 채로 대화하겠다는 것은 항복 선언과 다름 없다"며 사회적 대화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위원장에 당선되는 즉시 총파업 준비에 착수하겠다며 내년 11월 3일을 총파업 날짜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노총의 관계는 한층 얼어붙을 전망이다. 양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사상 처음으로 제1노총이 준비된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내년 11월 전태일 총파업을 조직할 것이며 이는 역사의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권과 자본은 노동자를 주인으로 섬기는 민주노총이 왔으며 투쟁을 자기 근본으로 삼는 노동운동이 왔음을 주지해야 한다"며 "당장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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