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 챔피언
금호타이어 엑스타 레이싱팀 우승 이끌어
운전을 할 줄 안다고 ‘레이싱’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레이스카는 원초적이다.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며 만들어진 각종 편의 장비들이 도로 빠지고, 오직 스피드를 위한 ‘날 것’만 남는다. 하나하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날 것에 드라이버의 섬세한 조작이 더해져 승부의 드라마를 만든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빨랐던 드라이버는 정의철(34)이다. 그는 금호타이어가 운영하는 엑스타 레이싱팀 소속으로 올 시즌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의 챔피언을 차지했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레이싱 대회로, 그 중 슈퍼6000이 가장 상위 클래스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스톡카(레이스만을 위해 제작된 차량) 레이스로 유명하다.
정의철은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챔프 타이틀을 다시 가져와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벌써 한 달 전이지만 여운은 깊었다. 그는 지난달 28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2위(41분 15초 892)로 골인하며 총점 103점을 기록,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사고로 경기 전체가 중단되는 상황 속에서도 정의철은 출발선부터 결승선까지 2위 자리를 한번도 빼앗기지 않았다.
그날 정의철은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한참 서킷을 돌며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4년 만의 챔피언이었지만, 마냥 기뻤던 그때와는 달랐다. 무전으로 ‘점수 계산 제대로 된 건가요?’하고 두 번을 다시 물어봤다고 한다. 정의철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4년간 많은 테스트를 하며 고생했다”며 “그 간의 고생에 대한 보상인 것 같아, 기쁨의 눈물이 났다”고 했다.
같은 차로 경주하는 슈퍼6000에서 팀과 선수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은 타이어가 유일하다. 그래서 타이어의 성능은 곧잘 경기 성적으로 연결된다. 정의철은 “6000 클래스까지 올라온 선수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기량이 비슷한 선수들”이라며 “타이어 같은 외부요인이 성적에 70~80%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가 우승 포인트를 따내면서 소속팀 엑스타 레이싱팀도 챔피언에 올랐다. 금호타이어도 드디어 경쟁사에 빼앗겼던 영광을 되찾았다. 내년 봄 시작될 2021시즌에서 정의철은 시즌 2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내년에도 전력을 다해서 챔피언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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