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특별방역 기간 맞아 분주해지는 시민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자정까지 5명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선 ‘연말연시 특별방역기간(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동안 식당에서 5인 이상 모임이 전면 금지되고 식당 외 시설에서의 5인 이상 사적모임은 취소 ‘권고'된 상태다. 이번 조치는 전국에 일괄적으로 적용하며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완화된 조치를 시행할 수 없다
방역 당국의 이번 조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넓은 지역에 내려진 역대 최고 수준의 집합금지령이다.
서울시는 21일 ‘5인 이상 사적모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2월, 8월 유행 때와 달리 지역사회 곳곳에 감염이 확산한 상황”이라며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모임·행사로 인해 지역사회 곳곳에 산재한 일상감염의 위험성에 시민들이 노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불필요한 모임·행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숙박업계, "예약취소 많이 이뤄지고 있다"
“31일 호미곶 쪽 펜션 예약했는데 어머니까지 5인이라 취소했습니다. 어머니는 본인 두고 저희끼리 다녀오라고 하시는 데 마음이 아프네요”, “저희 가족은 3인이지만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는 정부 지침에 따라서 여행 취소했네요”
22일 방역 당국의 지침이 발표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엔 가족 여행을 취소했다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방역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리조트,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 시설은 전체 객실의 50% 이내로 예약을 제한해야 한다. 또한 객실 내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할 수 없다.
수도권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행정명령에 따르더라도, ‘가족관계(가족관계등록부상 직계가족)’이거나 주민등록표상 거주지가 같은 사람들이 실내·외에서 모이는 등 일상적인 가정 생활은 ‘사적모임’에서 제외되어 허용된다.
하지만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발적으로 가족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 역시 2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위약금 규정이 따로 없어 현재 예약 취소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행정명령에 해당하는 기간(12월 24일~1월 3일) 전국에 위치한 일자별 사업장(호텔&리조트) 예약률을 전수 조사해 예약률이 50% 이상인 숙박시설을 예약한 전 고객에게 안내 문자를 곧바로 발송했다”며 “고객의 선택에 따라 이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착순이나 비회원을 기준으로 예약을 취소할 수도 있지만 하나의 기준을 세워 예약을 취소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며 "다행히 자연스럽게 50% 이하로 취소가 안 되면 방법을 다시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안전대책본부는 “성탄절 및 연말연시의 모임이나 여행은 또 다른 대규모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모임과 약속, 여행 계획을 취소하고 집에 머물며 안전한 연휴를 보내기를 재차 당부했다.
"4인 이하도 보지 말자", "가족행사 거절 어려워 난감"
방역 당국은 5인 이상의 만남을 금지했지만, ‘4인 이하’로도 만나지 않겠다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최근 대전에 사는 친구가 집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출장을 왔다”며 “친구를 만나지 못한 지 1년이 되어가니 당연히 집에서 같이 놀고 싶었지만, 마스크 끼고 밖에서 만난 뒤 1.5m 정도 떨어져서 6, 7분 이야기하고 헤어졌다"고 전했다.
“20년 전 유학 생활에서 같이 공부하다 유학에서 돌아온 선배와 전화 통화만 했다”는 누리꾼은 “(선배와) 불과 자동차로 5분 거리에서 지낸다”며 “각자 자제하고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4인 이하의 사적모임·행사는 허용되므로 필요 최소한의 모임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시민분들께서는 가급적 해당 기간 모임·행사 자체를 자제해달라”는 입장이다.
가족 모임 때문에 난감함을 호소한 누리꾼도 있었다. 자신을 며느리라고 소개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22일 “이번 주말 시어머니 생신이라 시누이 부부도 다 같이 모여서 식사할 예정이었다”며 “남편에게 5인 이상 집합금지이니 시누이 부부랑 날짜 정해서 서로 다른 날에 식사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가족 행사에 안 갈 거지만 나중에 뭐라고 하실 거 같아서 머리 아프다”며 “친정은 사정이 있어서 1년 이상 못 가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 때문에 못 간다고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전했다.
서울시 지침에 따르면, 제사 등 가족 모임·행사의 경우에도 직계가족 외에 방계가족이 참석해 5인 이상이 되는 경우 규제 대상이다.
혼술·홈술 늘어 "편의점 오늘 장난 아니네요"
자신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힌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늘어났는지 아르바이트한 이래로 오늘 역대급으로 손님이 많았다’며 “다들 소주, 맥주에 안주까지 한 보따리씩 사가니 계산하고 봉투 담는 데 시간 걸리고 그 와중에도 손님이 계속 들어와서 정신없다”고 바쁜 일상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동네 평일 3시에 영세 마트 갔는데 명절 때처럼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평일에 이런 광경 처음 봤다”(얼****)고 공감하거나 “다들 모임도 못하고 술자리 못 갖는 거 대신해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사서 먹는 경우가 많을 텐데 편의점 종사자분들이 고생해주시는 만큼 방역에 도움되리라 생각한다”(아*)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