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방탄소년단이 K팝의 새 역사를 썼다.
K팝 아티스트 최초 빌보드 메인 차트를 '올킬' 한 데 이어 첫 그래미 노미네이트라는 기록적인 성과까지 남기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발자취는 전 세계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국 속 남긴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 '코로나19' 팬데믹 속 우울했던 상반기, 하지만...
지난 2월 정규 4집 'MAP OF THE SOUL : 7'을 발매하며 올해 활동의 포문을 열었던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여파로 여느 때보다 우울한 상반기를 보내야 했다. 통산 네 번째로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 1위 등극이라는 성과를 남겼음에도 코로나19 시국과 활동 일정이 맞물리며 대부분의 컴백 활동이 무관중·비대면 형태로 진행됐고, 자연스럽게 팬들과의 만남도 기약 없이 미뤄진 것이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예정됐던 스타디움 월드 투어인 '맵 오브 더 소울 투어'(MAP OF THE SOUL TOUR)까지 전면 취소되며 전 세계 팬들은 물론 방탄소년단 멤버들까지 아쉬움과 허탈함을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시국에 좌절하는 대신 '언택트' 소통을 통한 위기 타파에 나섰다. '방방콘'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 4월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을 통해 전 세계 팬들의 그리움을 달랜 이들은 6월 실시간 언택트 라이브 공연 '방방콘 The Live'를 통해 또 한 번 아미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방방콘 The Live'는 최다 시청자가 본 라이브 스트리밍 음악 콘서트로 영국 기네스 월드 레코드(Guinness World Records) 세계 기록을 달성하며 언택트 공연의 새 지평을 제시했다는 평가까지 얻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시국은 방탄소년단의 앨범 작업 과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2월 정규 4집 발매 이후 약 3개월 만에 컴백 준비를 시작했음을 알렸던 이들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앨범 발매 준비 과정을 팬들과 공유했다. 그간 모든 앨범의 준비 과정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해 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이례적 행보에 대해 멤버 RM은 "비대면 상황에서 유대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만큼, 이례적인 도전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분들이 연결되는 느낌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19 시국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달린 방탄소년단에게 전 세계 팬들 역시 변함없는 애정으로 화답했다. 해외 활동이 어려워졌음에도 방탄소년단을 향한 전 세계 간판 프로그램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은 이유다. 비대면 시대에 발맞춰 방탄소년단은 사전 녹화 형식의 무대, 인터뷰 영상 등을 활용해 미국 인기 프로그램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현지에서의 존재감을 공고히 다졌다.
▲'빌보드→그래미'...터졌다 방탄소년단, K팝 새 역사의 주인공
올해 하반기 가요계는 방탄소년단을 빼곤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들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졌다.
지난 8월(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0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2020 MTV Video Music Awards, VMA)'에서 거둔 기분 좋은 성과는 하반기 이들이 남긴 역대급 성과의 서막을 올렸다. 올해 처음으로 'VMA'에 참석한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BEST POP), 베스트 K팝(BEST K-POP), 베스트 그룹(BEST GROUP), 베스트 안무(BEST CHOREOGRAPHY) 부문을 수상, 단숨에 4관왕에 등극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의 '주류' 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10월 열린 '2020 빌보드 뮤직 어워즈(2020 Billboard Music Awards)'도 4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 수상에 성공한 이들은 11월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팝/록(Pop/Rock)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Favorite Duo/Group)'과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 부문을 수상하며 2관왕에 등극했다.
미국 현지 주요 대중 음악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묵직한 존재감을 입증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드디어 K팝 역사를 다시 썼다. 코로나19 시국 활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아 데뷔 최초로 선보인 영어 싱글 'Dynamite(다이너마이트)'을 통해서다.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첫 주차에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정상에 등극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첫 빌보드 '핫 100' 1위 기록일 뿐만 아니라 역대 K팝 가수를 통틀어 최초의 기록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음악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로써 '빌보드 200'과 '핫 100' 1위를 모두 석권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된 방탄소년단은 2주 연속 '핫 100' 차트 1위를 지킨 데 이어 오랜 기간 빌보드 '핫 100' 차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 달인 지난 10월에는 미국 가수 제이슨 데룰로(Jason Derulo)와의 협업곡 'Savage Love' 리믹스 버전으로 또 한 번 '핫 100'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점령기'는 지난 11월 발매한 앨범 'BE (Deluxe Edition)'이 '빌보드 200' 정상에, 타이틀곡 'Life Goes On'이 '핫 100' 차트 정상에 각각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빌보드 역사상 한글 가사로 이루어진 곡이 '핫 100' 차트에서 1위에 오른 것은 62년 차트 역사상 최초일 뿐만 아니라, 같은 주에 '핫 100'과 '빌보드 200' 두 메인 차트에 동시 1위로 진입한 그룹은 방탄소년단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들이 남긴 성과는 오랜 시간 세계 음악 시장에서 회자될 전망이다.
빌보드를 점령한 방탄소년단에게 남은 목표는 '그래미' 뿐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결국 올해 '꿈의 무대'로 여겨지던 그래미의 문까지 열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다이너마이트'로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제63회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의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K팝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이자 K팝 가수 최초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빌보드·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노미네이트 된 아티스트가 됐다. 특히 이번 후보 지명은 미국 현지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대중 음악 시상식이지만 그간 비영어권 가수 및 음악, 인종 차별 등의 논란을 빚으며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던 그래미 노미네이트의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 후보로 입성하며 이들의 수상 여부에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상 여부는 내년 1월 31일 개최되는 '제63회 그래미 어워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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