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LG하우시스·콘티넨탈 등 글로벌 대형 부품사 5곳 납품 거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영업 치명타…중소 부품사 '연쇄 위기' 우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자동차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대형 협력사로부터 물품 조달까지 거부당하면서 마지막 생명줄로 가동해 온 쌍용차의 생산라인마저 멈춰섰기 때문이다. 실낱 같은 희망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차의 앞날에 또 다른 먹구름이 몰려온 모양새다.
쌍용차는 협력사의 납품거부에 따른 생산부품조달 차질로 24일과 28일 양일간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영업일수는 2일이지만 크리스마스와 연결된 주말 특근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5일간 공장 문을 닫는 셈이다.
현재 쌍용차에 부품 납품을 거부한 곳은 헤드램프를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LG하우시스(범퍼류), S&T중공업(차축동력전달장치), 보그워너오창(부변속기), 콘티넨탈오토모티브(전장부품) 등 5개사다. 확실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사실상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간 쌍용차로부터 대금 미납이 우려되면서 납품 거부에 들어간 알려졌다. 쌍용차 측은 협력사들과 부품 공급 정상화를 위해 협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대형 부품사의 납품 거부는 현재 쌍용차 상황에선 치명적이다. 지난 21일 법정관리와 함께 자율구조조정지원프로그램(ARS)도 함께 신청한 쌍용차는 법원으로부터 ARS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ARS는 법원에서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이후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주는 제도다. 자력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쌍용차에게 법원이 말미를 줬단 얘기다. 실제 쌍용차는 모기업인 마힌드라와 함께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를 비롯해 지분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업체들과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품사로부터 납품이 거부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지될 경우엔 새 주인찾기는 그 만큼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상적인 생산 판매 활동이 유지돼야 ARS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대형 부품업체들의 납품 거부로 인해 여러 중소 협력업체 및 채권단 모두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중소 부품업체들이다. 쌍용차 공장이 멈춰설 경우엔 생산·영업활동에 지장이 발생하고, 이는 결국 협력업체 대금 결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쌍용차 1차 협력사는 총 448곳(종업원 16만8,600여명)이고, 이 중 쌍용차 매출 의존도 50% 이상인 업체는 32곳(약 1,200여명)에 달한다. 공장 가동 중단이 반복되면 영세한 중소 협력사들의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쌍용차에 차체 부품을 공급해 온 A사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를 겨우 버텨내고 있는 상황에서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우리 같은 작은 부품업체는 당장 공장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며 "공장이 원활히 돌아가고, 차가 많이 팔리는 것이 쌍용차와 협력사가 모두 살 수 있는 길인데, 대기업 부품업체들의 이기적인 행태가 우리 모두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쌍용차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더라도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노사 상생의 가치를 왜곡하는 정리해고가 노동자들에게 감행된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쌍용차와 관련 업체 종사 노동자와 가족 60만명 이상의 생존권을 위협받지 않도록 대응책을 준비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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