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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심사평]영화적 현장성, 책의 고유성 접목 시킨 수작

입력
2020.12.25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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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부문 수상작 '김군을 찾아서'

김군을 찾아서ㆍ강상우 지음ㆍ후마니타스 발행ㆍ264쪽ㆍ1만6,000원

김군을 찾아서ㆍ강상우 지음ㆍ후마니타스 발행ㆍ264쪽ㆍ1만6,000원

오늘의 사회적 사건들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보다는 사건에 대한 수용자 관점으로 인해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곤 한다. 믿고 싶지 않은 사실 앞에서는 자신의 지극히 편파적인 믿음을 사실로 만들어서라도 엄연한 사실로부터 도피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기껏해야 음모론이나 가짜뉴스에 기대어 구축한 자신의 허약한 자아가 사실 앞에서 무너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의 강상우 감독이 쓴 '김군을 찾아서'는 ‘광수1호’ 등의 거짓으로 덧칠된 사진 속 한 남자를 통로로 삼아, 광주의 진실을 부정하려는 숱한 기도를 딛고 1980년 5월 그날을 복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 책이었다.

편집 부문 후보작들은 광주민주항쟁 40주년, 전태일 열사 50주기라는 굵직한 현대사의 기억들을 저마다 독특한 형식에 담아낸 책들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달라진 독자, 달라진 시대에 호응하는 발 빠른 기획력과 소재 발굴로 오래된 매체 ‘책’의 여전한 생명력을 증명하는 책들도 눈길을 끌었다.

'김군을 찾아서'는 그 가운데서도 사회적 의미, 시의성, 편집기획력, 디자인의 여러 측면에서 빠짐없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책으로 평가되었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근간이 되었으나, ‘책’이라는 전혀 다른 매체로도 영화적 현장성과 책의 고유성을 모두 놓치지 않고 구현했다는 점에서 책의 확장 가능성을 훌륭하게 입증한 수작이었다. 광주 그날을 증언하는 인터뷰, 사진자료, 해설을 긴밀하게 엮고, 또한 취재의 시간적 추이를 긴박감 있게 구성하여 독자를 80년 그날의 광주로 끌어들이는 솜씨가 돋보였다. 출판에서 이런 시도가 더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안희곤 사월의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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