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부문 수상작 '5번레인'
본심에 오른 열 권의 책들은 연령과 장르를 대표하는 올해의 책이라는 점을 먼저 밝힌다. 열 권이 각각 이룬 성취를 지면의 한계상 일일이 언급하지 못해 아쉽다. 최종적으로 '나의 과학자들'과 '5번 레인'의 경합이었다. '나의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어린이·청소년 독자의 눈높이에서 과학의 세계를 풀어준 이지유 작가의 에세이이자 교양서이다. '5번 레인'은 우리 아동문학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수영이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흡인력 있는 동화다. 1차 독자인 어린이·청소년의 공감, 새로운 시선, 편집 완성도. 이 세 가지를 심사 기준으로 가름하니 '5번 레인'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5번 레인'은 초등학교 6학년, 13살 수영선수들의 이야기다. 아이들은 시합에서 이기는 건 짜릿하고 신나는 일이지만(85쪽) 어떻게 지느냐도 중요하다(48쪽)는 것을 알아간다. 또 손톱 밑이 벌레에 물린 것처럼 간지러운(126쪽) 첫 연애를 시작한다. 다이빙대에 올라 뛸 것인가, 떨어질 것인가를 혼자 결정하고(186쪽), 경쟁에서 제대로 이기고 싶어(215쪽) 하는 뜨거운 성장 분투기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것을 ‘재미있게’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독특하고, 실험적인 것들이 주목받는 시대에 은소홀 작가는 ‘사실 동화’가 가지는 공감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노인경 작가의 맑고 시원한 수채화는 완성도라는 터치에 힘을 더했다. 5번 레인은 2위의 기록을 가진 선수가 레이스를 펼치는 자리다.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이들은 모두 5번 레인에서 역주하고 있는 게 아닐까.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이들’에게도 응원과 위로가 되는 동화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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