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검찰총장 징계'에 대한 1차 결론이라
법원도 '신중하고 심도 깊은 심리 필요' 판단한 듯
이르면 24일?尹 복귀여부 결정... 내주 초 가능성도
법무부 측 법률대리인 이옥형(왼쪽 사진) 변호사와 윤석열 검찰총장 측 법률대리인 이석웅 변호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심문기일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효력의 일시 중단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법원이 22일 심문기일을 열었으나, 심리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24일 한 차례 더 속행하기로 했다. ‘현직 검찰총장 징계’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1차 판단인 만큼, 법원으로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고심을 드러낸 셈이다. 이에 따라 당초 22일 밤 또는 23일쯤엔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였던 윤 총장의 직무 복귀 여부도 일단 아무리 빨라도 24일 밤에야 판가름이 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홍순욱)는 이날 오후 2시 윤 총장이 낸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기일을 2시간 16분가량 진행한 뒤, 24일 오후 3시 2차 심리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과 윤 총장 측에 질의서를 각각 발송, 다음 기일까지 답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향후 본안 소송에서 어느 정도의 심리가 필요한지, 각 징계 사유에 대한 구체적 소명 및 ‘재판부 분석 문건’의 용도는 무엇인지 등 징계 자체의 적절성에 대한 설명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관 처분 효력의 잠정적인 중단 여부를 가리는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추가 심문기일’이 잡히는 게 아주 이례적인 경우는 아니다. 재판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에게 서면 제출을 요구하거나 심문 속행을 결정할 수 있다. 행정소송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양측 대리인의 요청으로 기일을 더 잡고, 2차 심리 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열린 윤 총장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은 한 차례로 끝났다는 점에서 ‘예상 외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에는 추 장관이나 윤 총장 측의 신청이 아니라, 재판부 의중에 따라 추가 심문이 잡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이날 재판부는 “심문이 더 필요한 부분이 있다. 신청인과 피신청인 측에서 더 준비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때문에 24일 2차 심문을 통해서 향후 윤 총장의 운명이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행정법원 근무 경험이 있는 한 판사는 “심문 기일을 더 열어서 확실히 심증을 형성한 뒤, 결정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 같다”며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추가 서면만 제출하라고 하면 양측의 재반박을 들을 수 없으니, 법정에 한 번 더 부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문은 ‘전초전’이었고, 24일 심리가 ‘본게임’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법무부 소송 대리인 이옥형 변호사는 이날 심문이 끝난 뒤, “재판부가 이 사건은 ‘사실상 본안 재판인 징계 취소 소송과 다를 바 없어서 간략하게 하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며 “좀 더 심도 깊은 심리가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 윤 총장 측 손경식 변호사도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열람ㆍ등사를 요청했다가 거부된 자료들이 거의 대부분 제출됐으니, 이 부분에 대해 양쪽이 다음 기일에 좀 더 정확히 설명하라는 취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차 심문 기일을 ‘이틀 후’로 잡은 데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이렇게 빨리 다음 기일을 잡는 건 매우 드물다”며 “재판부가 다음주 초쯤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르면 24일 오후 늦게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게 일반적 관측이지만, 그보다는 ‘결정문 초안 작성, 부장판사의 문구 수정’ 절차 등을 감안할 때 28, 29일쯤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는 데 무게를 두는 전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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