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한 수도권 지역 5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 조치 시행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 정부가 추가 방역대책을 내놓자, 지역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제주 골프장에선 방역수칙에 대한 오해로 예약 취소 문의가 빗발쳤고, 대학가에서는 벌써부터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미 오래 전부터 배달 비중을 늘려온 식당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방역당국이 22일 발표한 대책의 골자는 △12월 24일~1월 3일 전국 식당에서 5인 이상 모임 전면 불허 △비수도권 지역은 식당 외 시설에서의 5인 이상 사적 모임 '취소 권고'(수도권은 금지) 등이다.
이에 제주의 골프장업계는 예약 취소로 비상이 걸렸다. 제주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오는 골프 관광객 대부분이 4인 1조로 예약을 하는데, 캐디까지 포함하면 5명이 된다”며 “누구 한 명을 뺄 수가 없어 예약을 물리겠다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서 집합이 금지된 건 개인의 모임ㆍ파티 장소로 빈번히 활용되는 파티룸, 겨울철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스키장, 눈썰매장, 스케이트장 등 겨울스포츠시설이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23일부터 골프장에 대해서도 캐디 포함 5인 이상 경기를 금지하는 것과 달리 이날 정부는 비수도권에 대해 4인 플레이 취소를 '권고'만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골프장은 이들 시설보다 이합집산 정도가 떨어진다”며 “골프장도 위험성이 커진다고 판단되면 동일한 조치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제주 골프장 관계자는 “집합금지시설을 보다 명확히 하지 않아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24일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 취소 ‘권고’가 법적 효력이 없는데다, 시민들의 선의(善意)에 기댈 수밖에 없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부산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서로 다른 원룸에 살더라도 밤이 되면 한 곳에 무리 지어 음식을 먹거나 술 마시는 대학생들이 부지기수”라며 “신종 코로나 방역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남 여수에 사는 A(20)씨도 “명소엔 가지 못하더라도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함께 해돋이를 보자는 친구들이 있어 '고민 중'”이라고만 밝혔다.
강릉시는 이번 정부 조치에 따라 올해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 해넘이ㆍ해돋이 명소인 경포해수욕장과 정동진, 주문진 등 6곳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또 오는 24일부터 새해 1월 3일 자정까지 주요 해변을 모두 폐쇄하고, 오죽헌 등 주요 관광시설도 운영을 중단한다.
요식업계는 이번 조치에 따라 식당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에 10여개 지점을 갖고 있는 대구의 한 찜닭집 관계자는 “8명의 단체손님이 와도 4명씩 두 개의 식탁으로 안내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등 전국에 9개 직영점을 운영 중인 대구의 한 정육식당 관계자도 “식당을 찾는 수요가 줄어들까 걱정이지만 이미 배달ㆍ포장 메뉴를 새로 만들어 운영 중이고, 칸막이를 설치하면 단체손님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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