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회장인 부친의 편법 증여로 재산을 130배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봉민(초선· 부산 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탈당을 선언했다. 의혹이 불거진 지 이틀만의 전격적인 결정이다.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고 전 의원은 설명했지만, 당 차원의 진상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피감기관 수주 의혹이 제기된 박덕흠 의원이 지난 9월 탈당했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버님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국민의힘 당적을 내려 놓는다"고 밝혔다.
앞서 시사 프로그램인 'MBC 스트레이트'는 전 의원 부친인 전광수 이진종합건설 회장이 2008년 전 의원과 두 동생이 함께 설립한 동수토건에 아파트 분양사업 등 일감을 몰아준 게 '편법 증여'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2008년 6억 8,000만원으로 시작된 동수토건이 12년만에 자산이 858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근거로 했다. 전 회장이 취재 과정에서 MBC 관계자들에게 보도 무마 차원에서 3,000만원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확산됐다.
다만 전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부친 및 본인과 관련한 '편법증여' 의혹 등에 대해 "관련 의혹은 정상적 절차와 규정에 따라 답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만 "아버지 말씀에 대한 그런 부분(보도 무마 청탁)은 당에 누가 되기 때문에 지도부와 상의 없이 제 스스로 탈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 차원에서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떠나 의혹 제기 자체만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전 의원도 이런 당내 분위기를 감지하고 일단 탈당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탈당을 한다고 해서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 무소속 신분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의석수만 102석이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탈당을 하면 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 조사 등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21대 국회 들어,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사태 등으로 논란이 된 이상직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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