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코로나19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 추진에 따라 셧다운을 이틀 앞둔 22일 오후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스키장이 썰렁한 모습이다. 평창=뉴시스
22일 방역당국이 내놓은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은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보다 더 강력한 조치다. 내용을 뜯어보면 집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는 쪽에 가깝다.
일단 오는 24일 0시부터 전국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취소하라고 강력 권고했다. 전날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가 23일 0시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강제성은 떨어지지만, 거리두기 3단계의 ‘10인 이상 집합금지’보다 인원 제한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한편으론 연말연시라는 특수성 때문에 사람들이 이동하고 밀집하고 식사하면서 감염이 확산될 우려가 커진 만큼 10인에서 5인으로 모임 인원을 더 제한했다. 다른 한편으로 전국적으로 5인 이상 모임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감안해 금지가 아닌 권고 수준으로 조정한 것이다.
'사적 모임'에 대한 정의도 폭넓게 적용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번 대책의 사적 모임은 “업무상 필히 수반되는(공적) 모임을 배제한 모든 모임을 지칭한다”며 “특히 식사를 하는 경우는 대부분 공적 모임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과 리조트 같은 숙박시설의 예매를 50%로 제한하는 조치 또한 거리두기 3단계에는 없는 내용이다. 3단계엔 숙박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예매율 제한이 없다. 방역당국은 연말연시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숙박시설 관련 강화된 조치를 새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해안을 비롯한 비수도권 숙박시설들이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려는 여행객들 때문에 최근 예약이 크게 증가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파티룸 역시 기존 정부가 마련한 거리두기 3단계에 언급돼 있지 않은 시설이다. 이번 대책에서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된 파티룸은 개인이 단기간 임대해 생일 파티나 동아리 모임, 성탄절 파티, 송년회, 신년회 등을 즐기는 장소를 말한다. 이 역시 연말연시에 수요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규제 대상에 추가했다.
체육시설은 기존 3단계에선 실내 시설이 집합금지 대상으로 명시됐고, 실외 시설은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한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선 겨울 스포츠 시설을 콕 집어 집합금지 대상에 다 포함시켰다. 전국 16개 스키장과 128개 눈썰매장도 1월 3일까지 문을 닫게 됐다. 최근 강원도 스키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데 따른 선제적 예방 조치다. 방역당국은 또한 연말연시 방역대책으로 요양병원 종사자들에 대해 사적 모임 또한 금지시켰다. 이 역시 3단계엔 없는 조치다.
이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집단감염의 연쇄고리를 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최근 한주간(13~19일) 새로 나타난 코로나19 집단발생 52건을 분석한 결과 감염경로가 종교시설인 경우가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장이 12건, 의료기관·요양시설이 10건으로 뒤를 이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연말연시 방역 대책으로 생업 현장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조치로 운영이 중단되거나 제한되는 시설에 대해 관계부처와 함께 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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