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계 최초 ‘질식 하이푸’로 자궁근종 치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계 최초 ‘질식 하이푸’로 자궁근종 치료

입력
2020.12.22 15:07
수정
2020.12.22 15:21
0 0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개발

국내 연구진이 자궁근종을 질식 하이푸로 치료하는 길을 열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자궁근종을 질식 하이푸로 치료하는 길을 열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술로 개발된 세계 최초 ‘질식 하이푸(Vaginal HIFU) 치료기’로 자궁근종을 치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궁근종은 자궁근육 세포가 자라 형성된 양성 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50%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단독으로 생기거나 다발성으로 발생하고 크기도 다양하다. 근종이 작을 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크면 생리나 임신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근종이 커질수록 심한 생리통과 과다한 생리량이 빈혈을 초래하고, 자궁을 변형시켜 불임이나 반복적인 유산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법은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하이푸(HIFUㆍ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치료적인 측면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근종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므로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여러 개의 근종이 있으면 자궁을 적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전신 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 후 여성호르몬 불균형, 불임 등의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하이푸 시술은 고강도 초음파를 한 점으로 모아 복부에 투과해 자궁근종을 열로 소작하는 방법이다. 수술적 치료와는 접근 방식에서 확연히 다르다.

개복과 절개의 과정 없이 치료가 가능하므로 출혈ㆍ흉터가 전혀 없으며, 전신 마취를 하지 않아 그에 따른 부담과 부작용 등의 우려도 적은 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하이푸 치료기는 모두 복부로 초음파를 전달하므로 하이푸 기기와 자궁근종 사이에 장이 있거나 자궁근종이 골반 깊이 위치해 있다면 수술적 치료만 가능할 때가 종종 있다.

이에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이 국내 초음파 전문 기업과 협력하여 세계 최초로 질식 하이푸 치료기를 개발했다. 이재형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과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7~2019년 자궁근종으로 심한 증상이 있는 여성 13명을 대상으로 질식 하이푸 치료를 시행하고, 치료 직후 비관류 용적률과 증상의 호전 정도, 부작용 여부를 분석했다.

근종 괴사율을 나타내는 비관류 용적률(자궁근종이 치료돼 피가 통하지 않는 부피)은 76%로 기존 복식 하이푸 치료기와 유사한 성적을 보였으며, 자궁근종으로 인한 증상 정도를 평가한 항목에서는 치료 전 67점에서 33점으로, 치료 후 생리통증 역시 51점에서 21점으로 호전됐다.

또한 자궁근종으로 인한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평가한 항목은 치료 전 41점에서 73점으로 향상됐고, 치료 후 특별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아 치료의 효과를 입증했다.

김기동 교수는 “질을 통해 접근하면 복부 하이푸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자궁근종도 치료가 가능하다”며 “근종 부위에 더 정밀하게 초점을 맞춰 치료 범위를 설정하고, 적은 에너지로 자궁근종의 소작이 가능하기에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산부인과 분야 저명 저널인 ‘유럽 산부인과 생식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