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지난 17일 소방대원과 의료진이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울산=뉴스1
요양시설에서 집단감염이 한달새 2배나 늘면서, 정부가 수도권에 감염병 전담요양병원 3곳을 지정하기로 했다. 요양시설 확진자들 대다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집중 치료가 필요하지만, 병상이 부족한데다 치료 이외 간병 인력까지 필요해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옮겨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2일 "지금 감염병전담병원에서는 치료보다 돌봄이나 간병이 훨씬 더 중요하신 분들이 있다"며 "요양병원들 가운데 따로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해서 그 안에서 관리도 하면서, 증상이 악화되면 치료 병상으로 전원시키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현재 수도권 3개 지자체, 서울·경기·인천에 각 하나씩 준비 중"이라며 "수도권 운영 상황을 보면서 타 지역으로의 확대 여부도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100~300병상을 보유한 수도권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기존 환자들은 다른 요양병원으로 욺긴 뒤 전원시키고 그 공간을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국면에서 요양시설은 감염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 됐다. 지난 1주간(13~19일) 전체 집단감염 가운데 종교시설(15건)과 의료기관·요양시설(10건)이 71.2%를 차지했다. 의료기관·요양시설의 경우 한 달 전 5건에 비해 2배나 늘었다. 확산세는 그칠 줄 모른다. 이날만 해도 서울 구로구 요양시설에서 53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만 총 107명에 이른다. 충북 청주시 요양원 관련해서도 10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71명이 발생했다.
고령에 기저질환자가 많다보니 요양시설 집단감염은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 효플러스요양병원이 대표적이다. 여기서만도 확진자 3명(90대 여성 2명, 80대 여성 1명)이 전날 추가로 숨졌다. 이들은 일주일 넘게 전담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사망했다.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 있다 코로나19로 숨진 이들만 이날까지 총 17명으로 늘었다. 이 중 16명은 병상을 기다리다 숨진 이들이다. 고양 미소아침요양병원 1명, 고양 아름다운인생요양원 1명 등 다른 요양시설에서도 사망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간 요양시설 입원자들에 대한 전담 치료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의 경우 간병 인력이 별도로 필요하다 보니 다른 확진자에 비해 병원으로 옮기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서 전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요양병원에 특화된 전담병원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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