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축제·체육 보다 취약계층 지원" 154억 싹둑
지역 문화예술계 반발,
충남 천안시의회가 내년도 천안시 예산을 삭감해 국내 최대 국제 춤축제가 포함된 ‘천안흥타령춤축제'가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21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속개된 제23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천안시가 상정한 2조2,600억 원의 내년도 예산안 중 흥타령춤축제 사업비 등 154억여원을 삭감한 ‘2021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의결했다.
주요 삭감내역에는 흥타령춤축제 운영 24억원, 천안시 문학관 건립 45억원, 지역문화예술행사지원 4억원, 야구장 기능개선 15억원 등 대부분 문화·체육 분야 예산이 차지했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운영 23억원, 시설관리공단 전출금 12억원도 삭감했다.
2016년 56억원 삭감 이후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인과 체육인의 활동에 직접적인 제약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일상의 쉼을 위해 마련했던 사업들의 추진이 불투명하게 되었다.
예산안 의결에 앞서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흥타령춤축제'와 '천안시 문화센터 건립 용지(건물) 매입' 예산 등을 살린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표결에서 부결됐다.
표결 결과는 민주당(16석)과 국민의힘(9석) 의석수와 같은 반대 16표와 찬성 9표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동일 사업에 대한 위원회간 엇박자, 일부 의원의 욕설이 더해져 볼썽 사나운 상황을 보여줬다.
지난달 23일 박상돈 시장과 황천순 시의장이 단독 면담에서 삼거리공원 지하 주차장 건설의 원안 추진과 천안시 문화센터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의 정례회 통과를 약속했던 터라 두 사람은 리더십에 상처를 입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천안시 문학관 사업비 삭감과 관련, 문화예술단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정우 충남문협회장은 "천안 문학의 대계와 벼랑 끝에 선 문화예술인들의 설자리를 빼앗는 예산 삭감"이라며 "시의회가 내년에 하루빨리 원포인트 의회라도 열어 천안문학관 건립과 흥타령춤축제 예산을 처리해야 하며 성사되지 않을 시 다양한 방법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코로나19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시민의 일상 안정과 지역 경제회복을 위해 불요불급한 축제와 체육행사 예산을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에도 코로나19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일회성, 선심성 예산삭감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천안시 관계자는 “2021년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과 도약의 중요한 시기로 촘촘한 복지투자로 모든 분야에서 모자람 없이 준비하고 집행해야 한다”며 “지역축제와 문학관 건립 등 필수적인 문화 체육 분야를 단순히 소모성 경비로 판단, 삭감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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