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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땐 안 그랬는데"...실물·금융 시장 괴리 경고한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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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땐 안 그랬는데"...실물·금융 시장 괴리 경고한 한은

입력
2020.12.21 17: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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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 자금 쏠림, 실물 경기 회복 늦춰
실물 경제 회복 늦어지면? 금융시스템 붕괴 할 수도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는 실물경제와 금융경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한국은행 제공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과정에서는 실물경제와 금융경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한국은행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산 가치는 급등하는데, 고용 회복 등 실물 경제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금융 시스템 건전성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1일 한국은행이 펴낸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성장불균형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회복 과정에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는 이미 7월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사상 최고치를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지만, 실물경기는 아직 회복이 더딘 것이다. 이는 두 시장 회복 추이가 비슷하게 나타났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한은은 두 부문의 성장 불균형이 계속 이어질 경우 자산가격 하락을 동반하면서 충격이 금융부문까지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취약계층 고용 회복이 늦어지면서 이들의 부진이 심화되고, 이것이 지속되면 치솟았던 시장 기대가 빠르게 조정되면서 실업 확산, 주식·부동산 가격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쇄적으로 금융권 위기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 측은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이중구조 심화, 성장 기회의 불평등을 이유로 경제 안정 기반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물-금융 성장 불균형의 단기, 중장기적 영향. 한국은행 제공

실물-금융 성장 불균형의 단기, 중장기적 영향. 한국은행 제공


주식·부동산 시장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실물 경기 회복을 오히려 늦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의 괴리가 커질수록 가계 자산 및 소득 격차가 커지고, 이는 전체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금리인하와 정책 지원이 결과적으로는 주택거래와 단기 주식매매로 많이 흘러 들어가면서 생산 측면에서도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경기 회복 지연으로 시장 기대가 급격히 조정될 경우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한은 측은 이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의 가격 움직임은 정부 정책이나 사람들의 기대심리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창현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실물경기와 금융시장 괴리가 장기간 지속되면 자산 가격 붕괴에 하나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리스크를 알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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