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내각지지율 아사히 조사서 40% 첫 붕괴
정권 3개월째 리먼쇼크 맞이한 아소와 닮은꼴
지지율 급락으로 중의원 조기 해산 기회 놓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권 초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단명한 아소 다로(麻生太郞·2008~2009년 재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이 19~20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9%로 스가 정권에서 처음으로 40%대가 붕괴됐다. 지난달 조사(56%)에 비해 17%포인트 급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5%로 15%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미온적 대처가 지지율 급락의 주요 원인이다. 정부의 여행 장려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에 대한 중단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다가 지난 12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서면서 기류가 돌변했다. 이에 오는 28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전국 대상으로 일시 중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결정이 "너무 늦었다"는 응답이 79%를 기록했다. 스가 총리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70%로, "발휘하고 있다"는 응답(19%)을 압도했다.
정부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국민에게 '4인 이하 회식'을 권고했음에도 스가 총리가 5인 이상이 참석한 회식을 잇달아 함께한 사실은 정부에 대한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스가 총리의 5인 이상 회식 참석에 대해 "문제"라고 밝힌 응답이 66%였고, 자민당 지지층조차 57%가 "문제"라고 답했다. 특히 일부 회식은 업무와 전혀 관계 없는 단순한 송년 모임으로 알려지면서 스가 총리는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지율 반등 소재가 보이지 않는 것도 고민이다. 오히려 스가 총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거침이 없다. 20일 기준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2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10만명까지 287일이 소요된 반면 다시 10만명이 증가해 20만명을 돌파한 기간은 52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스가 정권의 상황이 아소 정권과 닮은꼴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중진의원은 "아소 총리도 높은 지지율로 시작해서 갑자기 떨어졌다"고 말했고,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간부도 "(스가) 총리가 취임했을 때가 (중의원 해산의) 최대 기회였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취임 직후 스가 내각 지지율은 64~74%을 기록해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이에 안정적인 정권 기반 확보를 위해 조기 중의원 해산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코로나19 대응으로 당분간 보류됐다. 아소 내각은 출범 3개월 째인 2008년 12월 세계 금융위기를 맞아 중의원 조기 해산을 보류했다. 그러나 내각 지지율이 한달 새 24%포인트 폭락하면서 자민당에서 ‘아소 끌어내리기’ 움직임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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